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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나는 방에 누워 잠들기 전에 책을 보고 있다.
잠을 자러 아내가 방에 들어오면서 불을 끈다.
나는 책을 보고 있는데 불이 꺼지니 황당하다.
그만 자라는 뜻인가.
이 경우, 아내는 자기 위주로 행동하는 사람이구나하고 생각하고 그것을 탓해 더 말싸움하기 싫어 그냥 책을 덥고 자거나 아니면 왜 자기 맘대로 불을 끄냐고 화를 내 불을 켜게 하곤한다.
아내의 입장에선 내가 자는 줄 알고 불을 꼈다고 한다. 내가 오해한 것이란 것이다. 아내 입장에선 첫번째 경우처럼 내가 아무 말 안하니 자기의 행동이 적절하게 생각될 것이었으며 두번째 경우엔 자는 줄 알고 불을 껐는데 화를 내니 내가 화 잘내는 성격인 줄 생각한다.
이렇게 사소한 일에 서로 간의 오해가 발생한다. 더욱이 오해를 키우면 더 큰 불상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사소한 오해는 지어온 인연이 달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또 어쩔 수 없는 오해를 이해로 바꾸는 데는 시간과 에너지가 적지않게 소모된다. 저마다 자세한 사항들을 미처 알지 못하는 무지에서 생기는 오해를 슬기롭게 대처하는 방법은 무얼까.
가볍게 여기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지. 뭔가 사정이 있겠지." 단 그것이 큰 해악을 초래하지 않는한 말이다. 이 때 이성적 판단 기준은 어리석음이다. 과연 어리석은가, 아닌가. 부작용을 피하는 방법.
2.
아내의 불 끄는 행위를 두고 내가 아내가 자기위주의 이기적이라고 생각되었을 때, 아내가 이기적이라는 것을 사실로 받아드리는 잘못에 처할 수 있다. 앞서 보았듯이 아내의 의도를 몰라 오해할 여지가 있으므로. 이럴 때는 내가 그렇게 생각하는구나 하고 알아차리면 아내의 행위를 오해 없이 그 자체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일단 분명한 사실은 아내가 불을 껐다, 나에게 '아내는 이기적이다'라고 생각이 들었다,는 2가지다. 그리고 내가 자는 줄 알고 껐다는 세번째 사실은 현재 모른다. 또 어쩌면 그게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누군가의 속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러나 2개 사실만을 알아도 아니면 두개의 사실과 1개의 무지를 무지로 인정하면 오해나 부작용은 발생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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