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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러면 지각의 과정은 어떻게 서술되고, 인식은 무엇인가요?
인식은 신경체계 안에서 다양한 느낌들 간의 결합이 생겨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자면, 여기 뭔가가 있어서 여기저기 뛰어 다니고 발이 여섯 개이며 날개도 갖고 있으며 또 웅웅거리는 소음을 만들어 냅니다. 사람을 쏘기도 하고 그래서 통증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이걸 뭐라고 부를까요? 지금 문제가 되는 것을 인식한다는 것은 위와 같은 여러 가지 다양한 느낌, 지각들의 상호작용의 결과물입니다. 우리는 쏘였을 때의 통증, 눈으로 본 느낌, 들리는 소리 등을 연관 지어서 다른 사람에게 말벌에 쏘였다고 얘기합니다. 그러면 그 사람은 자기도 사회생활을 하고 있고 쏘여서 아팠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어서, 비록 자신은 여태껏 그냥 벌에게 쏘인 적 밖에는 없지만 말벌에 쏘였다는 말을 듣고 뭔가를 떠 올릴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실재표상이 생겨나고 그래서 우리는 외부에 실재하는 뭔가에 대해서 얘기를 주고받는 것입니다. (발명품 25)
2.
이것은 물론 의식이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의식의 본성은, 결과들을 받아들이되 그 원인들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원인들의 질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연장 속의 각 신체, 사유 속의 각 관념과 각 정신은, 이 신체의 부분들, 이 관념의 부분들을 포섭하는 독특한 관계들에 의해 구성된다. 한 신체가 다른 신체를 <만날> 때, 한 관념이 다른 관념을 만날 때, 이 두 관계는 결합되어 보다 큰 능력을 갖는 하나의 전체를 이루든가, 아니면 하나가 다른 하나를 해체하여 그 부분들의 결합을 파괴하게 되든가 하는 일이 일어난다. 살아 있는 부분들의 전체는 복잡한 법칙들에 따라 결합하거나 해체된다. 따라서 원인들의 질서는 끊임없이 자연 전체를 변용시키는 관계들의 결합과 해체의 질서이다. 그러나 의식적 존재들인 우리는 이러한 구성과 해체의 결과들만을 받아들인다. 우리의 신체가 한 신체를 만나서 그것과 결합될 때, 즉 우리는 기쁨을 느끼고, 반대로 한 신체 혹은 한 관념이 우리의 고유한 결합성을 위협할 때 우리는 슬픔을 느낀다. 우리의 신체에 <일어나는 것>만을, 우리의 영혼에 <일어나는 것>만을, 즉 우리 신체에 미친 한 신체의 결과, 우리 영혼에 미친 한 관념의 결과만을 받아들이는 그러한 상황에 우리는 놓여 있다.(스피노자의 철학 34)
3.
에티카 2부 정리 26 증명 : 인간의 정신이 자기 신체의 변용의 관념에 의해 외부의 물체를 생각할 때, 우리는 정신이 그것을 표상한다고 말한다(정리 17의 주석 참조). 게다가 정신은 다른 방식으로는 (정리 26에 의해) 외부의 물체들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서 표상할 수 없다. 따라서 (정리 25에 의해) 정신은, 외부의 물체를 표상하는 한에 있어서, 그것에 대한 타당한 인식을 갖지 않는다. Q.E.D
3.
마뚜라나 말해지는 것은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그것을 말하고 있는 사람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관찰자와 독립적인' 실재와 관련해서, 그것이 존재한다는, 게다가 명백하게 주어진 것으로 간주된다는 주장을 타당한 것으로 만들어 줄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 누구도 외부의 실재 또는 진리에 접근할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있음에서 함으로> p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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