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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저녁까지 만나는 사람이 열 명인데 그 열 명을 다 미워한다면, 그건 지옥입니다. 열 명을 만나는데 열 명을 다 좋아한다면, 그럼 극락입니다. 같이 사는 남편을 미워하면 미워하는 본인이 제일 괴롭습니다. 남편이 담배를 피우건 술을 마시건 늦게 들어오건, 그건 남편의 인생입니다. 해가 지고 구름이 일고 비가 오는 것을 미워하면 얼마나 괴롭겠어요. 그건 그저 자연현상일 뿐입니다. 해가 지면 해가 지나 보다, 비가 오면 비가 오나 보다, 이렇게 날씨를 시비하고 미워하지 않듯이 상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면 괴롭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걸 일찍 들어오라든지, 술먹지 말라든지, 담배 피우지 말라든지, 나만 쳐다보라든지, 그렇게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면 괴로워서 못살게 되는 겁니다. (기도 64)
요즘 시대에는 남편이 마음에 안 들면 안 살아도 돼요. 굳이 마음에 안 들면, '안녕히 계십시오.'하면 되지, 남편을 미워하지는 마세요. 살고 안 살고는 내 자유입니다. 그러나 남편을 미워하는 건 어리석은 행위입니다. 같이 살려면 미워하지 말아야 되고, 같이 안 살거면 미워할 이유가 없습니다. 미워하는 건 나의 어리석음에서 온 거지 상대의 행위 때문에 온 게 아닙니다. 그래서 미워하지 말라는 겁니다. (65)
이런 괴로움에서 벗어나려면, 이게 상대 때문에 그런 게 아니고 내 습관 때문이라는 걸 알아야 합니다. 담배 안 끊어지는 건 내 습관 때문이지 담배 탓이 아닙니다. 나는 안 피우려고 했는데 같이 있는 친구들이 피워서 나도 피웠다는 식의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자기 습관 때문에 그렇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남편을 미워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남편이 이러저러해서 미워하게 됐다는 건 핑계를 대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니 자기 인생 자기가 결정하면 됩니다. 그냥 미워하고 괴로워하면서 살고 싶으면 그렇게 살면 됩니다. 하지만 내 인생을 행복하게 바꾸려면 ' 그 사람은 그 사람 인생을 사는 거다.' 이렇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66)
남편이 미울 때 이걸 이치적으로 분석해 보면 남편은 그렇게 행동하고 말할 뿐입니다. 어릴 때부터 습관 들여진 그 스타일대로 생각하고, 그 스타일대로 말하고, 그 스타일대로 행동하는 겁니다. 산에 가면 큰 나무도 있고 작은 나무도 있고 온갖 나무가 있는 것처럼, 사람은 다 자기식대로 사물을 보고 평가하고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합니다. 우리 남편만 그런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이 다 그렇고 나도 그렇습니다. 그럴 때 '그냥 그렇구나.' 이렇게 내 생각만 탁 내려놓으면 남편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됩니다. (67)
미움은 상대방의 말과 행위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 내 업식으로 부터 일어나는 겁니다. 이게 옳다든지 그르다든지 내 관점을 고집하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입니다. (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