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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모든 체계들이 구조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하나의 외적 작용체는 체계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변화는 섭동하는 작용체에 의해 유발되지만 섭동 체계의 구조에 의해 결정됩니다. 지시명령적 상호작용은 불가능합니다. (있음에서 함으로 138)
2.
질문자는 ‘너희는 싸워도 나는 안 싸운다’라고 생각하죠? 싸우는 사람들보다 자기가 조금 더 낫다는 생각 자체가 자만이고 교만입니다. 정말 질문자가 그 사람들보다 낫다면, 그들이 싸우는 가운데에도 편안해야 합니다. 그들이 싸우는 걸 보면서도 내 마음이 편안하면 그들과 싸울 일이 안 생겨요. 내 마음이 괴로우면 그들과 싸울 일이 생깁니다. 상대가 욕을 하기 때문에 싸우는 게 아니고, 상대가 욕을 했을 때 내 마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싸우는 거예요. 상대가 욕을 해도 내가 아무렇지 않고 편안하다면 갈등이 생길 일이 없어요. (스님의 하루 참조)
T.
상대의 욕은 나의 화를 유발할 수 있어도 결정할 수 없다는 앎이 있으면 제 2의 화살을 피할 수 있다. 화가 나는 원인이 상대의 욕이라고 알고 대응하여 화를 내고 화를 더내고 하는 증폭의 과정을 끊고 불편한 내 마음을 살피면서 내가 보지 못한 전체적인 관계망 속에서 화를 고려할 여지가 생긴다.
이 점은 내 생각에 화 뿐만 아니라 욕망에도 적용될 수 있는게 아닌가 한다. 욕망 역시 유발할 수 있으나 결정할 수는 없다. 가령 짧은 치마를 입은 여인은 나의 성욕을 유발할 수 있으나 결정할 순 없다. 나의 욕망을 그녀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우리가 우리 체계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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