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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앞에서 당신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이미지가 당신에게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고 말했지요. 그렇게 말할 때 당신은 어떤 종류의 이미지를 생각하고 있었나요?

모르겠습니다. 나는 모든 것을 봅니다. 삶이 당신의 눈 앞에서 펼쳐지고 당신은 그것을 보는 거지요. 그게 전부입니다. 당신은 언제나 이미지들에게 폭격당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당신의 마음에 들러붙어 어떤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미지는 아주 소수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어떤 것은 정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지요. 문제가 되는 것은 이미지가 아니라, 그것을 가지고 당신이 무엇을 하는가, 그리고 어떤 이미지들이 다른 이미지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따위이기 때문에, 이러한 효과에 대해서 무언가 말을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서, 스핑크스의 이미지를 보았다는 사실이 당신이 거리에서 마주친 어떤 남자를 보는 방식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요. 나는 모든 이미지,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이 그밖의 모든 것을 보는 방식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지각은 완전히 달라지지요. 어떤 이미지들이, 아마도 내가 보는 모든 것이, 알게 모르게 나머지 모든 것을 수정합니다.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는 이미지들이 있지요. 그건 위대한 수수께끼이나, 나는 확실히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믿지요. (화가의 잔인한 손 203)

2.

끝으로 우리는 우리 관점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이 강조하고 싶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어려움의 핵심은 바로 앎을 잘못 아는데, 앎을 모른는데 있다. 우리를 얽어매는 것은 앎이 아니라 앎의 앎이다. 폭탄이 사람을 죽일 수도 있다는 앎이 아니라, 우리가 폭탄으로 무엇을 하려하는냐가 그것을 쓰느냐 마느냐를 결정한다. 우리는 흔히 이런 깨달음을 무시하거나 못 보게 스스로 억누르면서, 우리의 일상행위에 대한 책임을 떠맡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우리의 행위는 (우리의 모든 일상행위는 빠짐없이) 세계를 산출하고 굳히는 데 이바지 한다. 우리가 타인과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세계를 산출하는 바로 그 과정 속에서 우리는 우리가 되는 것이다. 우리 행위의 초월성을 보지 못하면, 우리가 부응하고자 하는 상(像)과 실제로 산출하는 존재를 혼동하게 된다 .이런 잘못은 오직 앎을 알아야만 고칠 수 있다.
이제 이 책의 끝에 다다랐다. 이 책에서 우리는 독자들을 성찰의 자리에 초대했다. 성찰을 통해 독자들은 자신의 인식활동을 인식하게 될 것이다. 이 인식을 자기 행위의 길잡이로 삼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독자 스스로 결정할 일이다. (앎의 나무 2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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