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탐욕이나 성냄 같은 해로운 마음을 일시적으로 억제하는 수행 방법이 있지만 그것은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닙니다. 근본적인 해결방법은 무지를 없애는 것입니다. 무지를 제거하면 탐욕과 성냄 뿐 아니라 우리를 괴로움으로 몰고 가는 모든 해로운 마음들이 영원히 사라집니다. (마음 길들이기 42)
2.
그러므로 무지가 무엇인지, 우리가 무엇을 잘못 인식하고 있는지를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우리는 왜 모든 존재나 현상에 고정불변한 실체가 있다고 잘못된 생각을 하는지, 또 이런 근본적 오해를 바탕으로 얼마나 많은 개념들을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마음 41)
2-1.
삶은 선과 악, 오류와 공로, 죄악과 속죄 등의 범주들로 중독되어 있다. 삶을 중독시키는 것은 증오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대한 증오, 즉 죄의식이 포함된다. 스피노자는 슬픈 정념의 그 끔찍한 연쇄를 하나하나 따라간다. 제일 먼저 슬픔 자체, 그 다음에는 증오, 반감, 조롱, 공포, 절망, 양심의 가책, 연민, 분개, 시기, 자기 폄하, 회한, 비굴, 수치, 후회, 분노, 복수, 잔인함 등이 나온다. 그의 분석은 더 멀리 나아가 심지어는 희망이나 안정에서도, 그것들을 얼마든지 노예의 감정으로 만들 수 있는 슬픔의 씨앗을 찾아내기에 이른다. (스피노자의 철학 44)
3.
우리는 모든 사람과 사물이 스스로 존재한다고, 즉 '고정불변한 실체 혹은 자성이 있다'고 착각합니다. 이것이 바로 무지입니다. 물론 이것은 이해하기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잘못된 인식으로 인해 탐욕과 성냄 같은 온갖 해로운 마음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런 잘못된 인식을 알아차리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마음 40)
T.
요컨대 무지로 인해 해로운 마음과 슬픈 정념들로 삶이 중독되어 있다. 근본적인 해결 방법은 우리를 중독에서 벗어나 청정한 마음 상태로, 즉 깨끗함도 더러움도 없는 본래 자연으로 회복시킬 것이다.
나는 해로운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삶의 방식에 주목하고자 한다. 물론 무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에게는 그 앎을 어떻게 내 삶에, 보이는 것에, 듣는 것에 적용하는가가 또다른 문제였기 때문이다. 나는 가령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때 나에게 해로운 마음이 일어남 없이 상대의 말을 어떻게 들을 수 있는가를 실험해보면서 <신심명>의 첫 네 귀절이 다시금 이해되는 기분이 들었다.
'지도무난 유혐간택 단막증애 통연명백'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음이요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이니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으면 통연히 명백하니라.]
하지만 이렇게 말하고 보니, 왜 미워하고 사랑하지 않는지, 오직 간택함을 꺼릴 뿐인지를 이해하려면 역시 첫번째 문제, 무지란 무엇인가로 돌아가야한다. 나는 순환 고리처럼 이어지는 이 두 가지 문제들을 효과적으로 전달해보고 싶다.
'정답은 결정할 수 없는 문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아의 이해 1 (0) | 2021.05.16 |
---|---|
인간과 집착과 윤회에 관한 메모 (0) | 2021.05.14 |
슬픈 정념과 해로운 마음의 원인, 무지 (0) | 2021.05.09 |
순환 (0) | 2021.05.08 |
#2.감각에 관한 근원적 오해 : 무지 (2) | 2021.05.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