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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능선사의 유명한 공안 중에, '흔들리는 것은 깃발이 아니라 마음이다.'가 있다. 이 공안은 '유식唯識'을 이해하는데 좋은 화두가 된다.
얼마전 어느 책을 뒤적거리다가 예전에 읽은바 있는 <혼마비전>이라는 책에 혜능의 '깃발 공안'이 '혼마'의 일화로 소개된 것을 다시보게 되었는데, 거기에서 '깃발'을 '시장'으로 바꿔 '흔들리는 것은 시장이 아니라 마음이다'라는 제목을 보게 되었다.
이는 과연 '흔들리는 것은 시장이 아니라 마음이다'의 실전적인 적용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
사실 흔들리는 것은 시장이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그 시장의 흔들림을 아는 것은 마음이다. 시장과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는다면, 또는 하나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시장도 마음도 흔들릴 게 없다. 그러니 마음이 흔들린다고 한다.
시장을 모르는 마음으로 시장을 본다면 시장이 보이지 않는다. 즉 시장은 흔들리지 않거나 흔들리지 않지도 않는다. 그러니 시장이 흔들린다는 것은 곧 마음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시장의 흔들림 속에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은 어떻게 가능한가? 여러가지 중에 한가지는 흔들림 그 자체가 되는 것이다. 그 사례로는 '압구정 미꾸라지'의 투자법을 꼽을 수 있겠다. 그는 무뇌(無腦)형 투자법이 비결이라고 말한다. 생각하지 않고 분석 없이 화살표를 따라 오르면 매수하고 내리면 매도한다. 말하자면 흔들림 그자체가 되는 것이다. 흔들림 그자체가 되면 오르는 것과 내리는 것이 다르지 않다. 한방향만 있을 뿐이다. 흔들림 속에서 흔들림이 없다.
시장의 출렁임은 모든 인연의 총상이 그대로 들어나는 현상이다. 모든 재료와 수급 상황이 종합된 결과물로 주가가 일어나고[오르고] 사라진다[내린다].
흔들리는 것이 시장이든, 마음이든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인연의 총상에 따라 흔들린다[無常]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 것은 오직 마음이다. 유식唯識!
이제 흔들리는 마음을 어떻게 할 것인가? 흔들리는 마음은 그대로 두어라. 그리고 흔들림 그 자체가 되는 방법을 강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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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미꾸라지, 윤강로회장의 투자법은 다음의 기사 참조
http://www.newspim.com/view.jsp?newsId=200809130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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