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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세상에는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신의 뜻도 아니고, 전생의 죄 때문도 아니고, 우연히 일어난 일도 아니에요.
단지 내가 그 원인을 모를 뿐입니다.
(법륜스님, 인생 4)

2.
당신은 진실을 확실하게 규정해보라고 제 등을 떠밀며 요구합니다. 저는 그저 약간의 직관이 있다는 게 놀랍기만 해요. 저는 모른다고 말할 수밖에 없어요.
모른다고 말할 때, 저는 사유의 위대한 승리를 선언하는 셈입니다. 저는 모릅니다. 그래서 좀 더 나은 사유로, 좀 더 본질적인 사유로 생각해요. 왜냐하면 혹시 안다 해도, 그건 어디까지나 인간인 제 기준으로 아는 것이니까요. 저는 도, 미, 솔, 레... 모든 음들을 알고, 16분 음표도 알지요. 뭐든지 다 분석할 수 있어요. 그러나 슈베르트의 곡 한 쪽, 한 줄, 한 마디, 그것은 모릅니다.
(음악가의 음악가 나디아 블랑제 194)

3.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본능이란 스스로를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당신은 당신이 이미지를 만드는 방법을 설명할 수는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그건 기술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테크닉은 변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회화의 기법에 관한 일종의 역사를 기술함으로써 그림에 관해 무언가를 이야기할 수 있을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무엇이 그림을 만드는가에 관해서라면, 그건 늘 똑같은 이야기인데, 즉 그림의 주체, 그림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라면 당신은 설명할 수가 없습니다. 그건 불가능합니다. 내가 말할 수 있는 건 아마도 나의 방식대로, 절망적으로, 나는 나의 본능을 좇아 여기저기를 다닌다는 정도일 것입니다.
(화가의 잔인한 손 118)

4.
이것은 물론 의식이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의식의 본성은, 결과들을 받아들이되 그 원인들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원인들의 질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연장 속의 각 신체, 사유 속의 각 관념과 각 정신은, 이 신체의 부분들, 이 관념의 부분들을 포섭하는 독특한 관계들에 의해 구성된다. 연장 속의 각 신체, 사유 속의 각 관념과 각 정신은 이 신체의 부분들, 이 관념의 부분들을 포섭하는 독특한 관계들에 의해 구성된다. 한 신체가 다른 신체를 <만날> 때, 한 관념이 다른 관념을 만날 때, 이 두 관계는 결합되어 보다 큰 능력을 갖는 하나의 전체를 이루든가, 아니면 하나가 다른 하나를 해체하여 그 부분들의 결합을 파괴하게 되든가 하는 일이 일어난다. 살아 있는 부분들의 전체는 복잡한 법칙들에 따라 결합하거나 해체된다. 따라서 원인들의 질서는 끊임없이 자연 전체를 변용시키는 관계들의 결합과 해체의 질서이다. 그러나 의식적 존재들인 우리는 이러한 구성과 해체의 결과들만을 받아들인다. 우리의 신체가 한 신체를 만나서 그것과 결합될 때, 즉 우리는 기쁨을 느끼고, 반대로 한 신체 혹은 한 관념이 우리의 고유한 결합성을 위협할 때 우리는 슬픔을 느낀다. 우리의 신체에 <일어나는 것>만을, 우리의 영혼에 <일어나는 것>만을, 즉 우리 신체에 미친 한 신체의 결과, 우리 영혼에 미친 한 관념의 결과만을 받아들이는 그러한 상황에 우리는 놓여 있다.
(스피노자의 철학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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