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다만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좋고 싫은 감정에 너무 끌려다니면 내가 거기에 속박당하게 되고, 그러면 나에게 손해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좋아하고 싫어하는 감정은 어디서 비롯되는 걸까요? 바로 나의 카르마, 즉 나의 업식으로부터 일어납니다. 예를 들어 된장찌게 냄새를 맡으면 군침이 돌고, 카레 냄새를 맡으면 구역질이 나는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런 반응이 나오는 것은 어릴 때부터 길들여져 익숙하거나 아예 경험해보지 않은 탓에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을 보이는 거예요. 그 맛, 그 냄새가 누구에게나 좋은 느낌 또는 나쁜 느낌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2.
된장찌개는 구수하고, 카레 냄새는 역겹다는 느낌은 업식의 반응일 뿐이에요.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사실을 뒤집어서 바깥에 있는 대상이 좋고 나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된장찌개 냄새는 좋고, 카레 냄새는 싫다고 규정하는 것이지요.
결국 똑같은 빛깔인데 내가 어떤 색안경을 끼고 보느냐에 따라서 내 눈에 다른 색깔로 보이는 것뿐이에요. 그래서 좋고 싫음이 나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하는 겁니다. 그 느낌이 나로부터 온 것임을 정확히 안다면 좋다 싫다 시비할 게 없음을 깨닫게 됩니다. 따라서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그 감정에 빠지지는 않게 됩니다.
3.
나와 사고방식과 관점이 다른 사람이 있을 때 굳이 그 사람에게 다가가서 사귀려고 할 필요도 없고 그 사람을 회피하려고 할 필요도 없습니다. 또 상대방을 내 마음에 맞게 고치려고도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 됩니다.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카르마에 따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까닭에 나의 관점에서 보면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일들이 그 사람 편에서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일이 됩니다. 따라서 어차피 만날 수 밖에 없는 인연이라면 상대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나를 편안하게 하는 길입니다.
(행복 64)
T.
감정이 일어나는 원인의 질서를 모른채 우리는 결과로서 감정을 느낀다. 감정은 내가 만드는 것이며 외부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다. 외부는 감정을 유발할 수 있으나 결정할 수 없다. 좋다/싫다의 감정은 가령 된장찌게나 카레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 업식에 의해 구조적으로 결정된다. 이점을 통찰하면 감정이 일어나더라도 내가 만드는 감정임을 알아차리면 감정에 빠지지 않는다. 빠지고 안빠지고가 나에게 달렸음으로 나는 감정 속에서 감정의 예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나의 사구게2'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뚜라나와 금강경 (0) | 2020.12.29 |
---|---|
질문들 (0) | 2020.12.22 |
모름[결과의 원인을 모름] (0) | 2020.07.23 |
경쟁은 의존성을 의미한다. (0) | 2019.11.09 |
욕망과 탐욕 vs 큰 만족감 (0) | 2019.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