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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 몸은 원소의 물질적 결합으로 조건에 따라 변해갑니다. 일순간도 머무르지 않고 낡은 세포는 소멸하고, 그 빈자리는 새로 생성된 세포로 메워져요. 우리는 항상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이렇게 생성소멸을 되풀이하며 끊임없이 변해갑니다. 이런 우리 몸의 변화를 '생로병사'라고 하지요.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 가지 생각이 일어나면 계속 머물러 있을 것 같지만 이내 흩어지고 사라져버려요. 이것을 '생주이멸'이라고 합니다. (행복 104)
2.
이것은[무의식의 발견] 물론 의식이 환상의 장소이기 때문이다. 의식의 본성은, 결과들을 받아들이되 그 원인들을 알지 못한다는 데 있다. 원인들의 질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연장 속의 각 신체, 사유 속의 각 관념과 각 정신은 이 신체의 부분들, 이 관념의 부분들을 포섭하는 독특한 관계들에 의해 구성된다. 한 신체가 다른 신체를 <만날> 때, 한 관념이 다른 관념을 만날 때, 이 두 관계는 결합되어 보다 큰 능력을 갖는 하나의 전체를 이루든가, 아니면 하나가 다른 하나를 해체하여 그 부분들의 결합을 파괴하게 되든가 하는 일이 일어난다. 살아 있는 부분들의 전체는 복잡한 법칙들에 따라 결합하거나 해체된다. 따라서 원인들의 질서는 끊임없이 자연 전체를 변용시키는 관계들의 결합과 해체의 질서이다. 그러나 의식적 존재들인 우리는 이러한 구성과 해체의 결과들만을 받아들인다. (스피노자의 철학 34)
T. 원인들의 질서, 무상.
들뢰즈에 의하면 스피노자가 말하는 "원인들의 질서는 끊임없이 자연 전체를 변용시키는 관계들의 결합과 해체의 질서이다". 이는 법륜스님의 책에서 말하는 몸의 "생노병사", 마음의 "생주이멸"과 상통한다. 연장 속의 신체, 사유 속의 관념이 생노병사하고 생주이멸한다. 요컨대 원인들의 질서란 한마디로 무상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