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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케임브리지 선원에서 어느 날 한 제자가 선사께 물었다.

"나는 참선을 하고 있을 때면 주위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에 큰 방해를 받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선사께서 말씀하셨다.

"이 방석이 무슨 색깔인가?"

"파란색입니다."

"그것은 조용한가, 시끄러운가?"

"조용합니다."

"누가 그것을 조용하게 만드는가?"

그 제자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선사가 말했다.

"바로 그대가 만드는 것이다. 시끄러움도 조용함도 모두 그대가 생각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그대가 어떤 것이 시끄럽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시끄럽고, 조용하다고 생각하면 그것은 조용한 것이다. 시끄러움은 시끄러움이 아니며, 조용함은 조용함이 아니다.[명가명 비상명] '진정한 조용함'은 조용함도 시끄러움도 아니다. 만일 그대가 맑은 마음으로, 어떤 관념도 없이 밖의 자동차 소음을 듣는다면 그것은 소음이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일 뿐이다. 소음과 침묵은 서로 반대되는 개념이지만, 절대의 세계는 '오직 있는 그대로일 뿐'이다."

 

잠시 동안 침묵이 흘렀다, 다시 선사가 말했다.

"파랑색의 반대는 무엇인가?"

그 제자가 대답했다.

"모르겠습니다."

선사가 말했다.

"파란색은 파란색이고, 흰색은 흰색이다, 이것이 진리다."(부처님 이마에 담뱃재를 털며 111)

2.

정보는 신호를 가지고서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서 생겨납니다. 제 생각에 정보란 지각하는 의식 밖에 존재하는 사용대상이 아닙니다. 책, 신문, 녹음테이프, 비디오테이프, 교통표지판 등은 그러니까 정보를 갖고 있지 않고 다만 잠재적인 정보의 운반자일 뿐입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구분입니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역경>은 단지 흰 종이 위에 있는 기묘한 닭발들을 모아 놓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은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냥 있는 그대로 입니다. 이는 특정한 교통표지판을 보거나 붉은 신호등을 보더라도 우리가 운전면허증을 딴 사람이라야 우리에게 그 신호들이 브레이크를 밟고, 중립기어를 놓고 차를 세우게 만드는 정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신호를 정보로 바꾸는 것은 다름 아니라 사람 속에서 진행되는 연산작용입니다. (발명품 155)

3.

"흔들리는 것은 깃발이 아니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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