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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권의 어떤 사람이 단어들을 사용하면 우리는 그가 뭐를 의미하는지 금방 압니다. 그러나 그가 말한 바를 우리가 어떻게 해서 아는지는 모릅니다. 우리는 말을 운용하는데 마치 어떤 사람이 내는 주목할 만한 끌끌 칙칙 등의 소음으로부터 특정한 의미가 어떻게 끄집어내는지는 우리가 설명할 수 있는 듯이 (아는 듯이) 그렇게 말을 운용합니다. 그렇지만 정확히 어떻게 그런지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저 어떤 사람이 어떤 단어를 사용하여 말을 하고 내가 그 단어를 같은 방식으로 사용할 때 그게 뭐를 의미하는 지를 알 뿐입니다.
말은 교호적으로 작동하는 (주체로서 작동하는) 단순치 않은 체계들의 하나의 행위로 파악됩니다. (체계들 간에는) 분명한 안정성들이 발전되고 (말이라는 공통의) 행위는 특정 가치로 수렴됩니다. 예를 들어 영어, 이태리어, 불어, 독일어 등이 그렇게 발전되는 안정성들입니다. 물론 교란도 관찰되는데 닫힌 체계에서 아직 속하지 않은 낯선 사람이 다가와서 다르게 얘기하고 다른 어투(사투리)를 사용하게 되면 그 결과는 어쩌면 이미 존재하는 닫힌 체계의 변화나 유보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체계는 새로운 단어만큼, 다른 어투만큼 풍부해질 수도 있습니다. 이때 그 체계는 거꾸로 외부로부터의 교란을 통합하는 것이지요. (발명품 96)
2.
설명할 수 없는 예로 가령 나는 와인색을 좋아하는데 왜 그런지 제대로 설명할 순 없으나 와인색을 좋아한다는 건 안다.
3.
- 좋아하는 한국어가 있나.
“단어는 정서를 담는다는데 한국말 중에는 정확하지 않은 단어 표현이 외려 매력적인 경우가 있다. 파란색이 그렇다. 블루(blue)나 그린(green)을 다 의미할 수 있다. ‘거시기’라는 단어도 좋다. 순간 뭔지 생각나지 않을 때 쓰면 신기하게도 듣는 사람이 알아듣는다.”]
4.
가령 내가 상대에게 "거시기 있잖아"라고 말했는데
상대가 이를 알아들었다면 "센스 있네"고 말하지만 그것이 어떻게 아는지 정확히 설명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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