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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실재를, 그러니까 지각의 총체를 구성물로 파악하도록 만든 유년기와 청소년기의 특별한 경험이 있나요?

어린 아이였던 저에게 이미 마술의 본질이란 이중바닥이나 거울 속임수 같은 트릭으로 작업하는데 있지 않다는 점이 분명했습니다. 마술이란 오히려 마술사가 관중과 함께 하나의 놀라운 세계를 발명해내는데 성공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술사는 어떻게 그런 놀라운 세계가 생겨나는지를 아는 사람인 것이지요.

그런 생각은 마술을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서 설명을 찾는 사람의 생각입니다. 이미 몇몇 단어들이 저를 당혹스럽게 하는데요. 왜 사람들은 '트릭(속임수)', 착각이다'라고 함으로써 뭔가를 경멸조로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당신이 조금 전에 사용한 말은 (트릭, 착각, 실재, 비실재 등) 이미 실재론적 전제들에 물들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뭐가 실재고 뭐가 비실재인지 정확히 알고 싶어합니다. 또 마술사는 뭔가를 감추고 비밀로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나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훌륭한 마술사는 아무 것도 감추지 않습니다. 그는 모든 것을 가능한 한 명백히 만듭니다. 그는 아주 천천히 관객들을 그들의 일상세계로부터 끌어내어 놀라움이 존재하고 놀라움이 보여 질 수 있는 마술의 세계로 성공적으로 이끕니다.

당신의 인식이론은 원래 하나의 이론이라기보다는 하나의 경험이요 하나의 실천이라고 말해도 좋을까요? 그리고 당신은 성공적인 마술사요 심지어 마술과 예술을 결합한 사람이라고 해도 될까요?

맞습니다. (발명품 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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