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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머

닥치고 정치 1장

T1000.0 2019. 12. 8. 18:22
1.
욕망과 공포
모든 동물의 생존방식을 결정하는 두 축.
살고 싶은 건 욕망이고, 자기 존재를 위협하는 건 공포. 공포의 원형질은 불확실성.

공포를 대하는 태도에 따라 좌와 우가 갈린다. 작자는 타고난 근본 기질에 따라 좌와 우로 갈린다고 한다. 허나 여기에 달리 말해보면 타고난 기질 역시 원인을 갖기에 공포를 대하는 우의 기질이 근본적이고 그것으로 부터 각성된 태도가 좌로 형성되지 않았을까. 해서 공포를 대하는 태도가 다양해 지기 시작하지 않았을까하고 생각해본다.

2.

경제적 계급은 공포가 만든 결과일 뿐이거든. 원인이 아니라. 그 공포를 통제하지 않고서는 계급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생각해. 하지만 공포는 본능의 영역이라고. 이걸 과학이나 신념으로 해결할 순 없다고. 다만 관리할 수 있을 뿐이지. 그래서 계급의 문제를 풀려면 사회주의 혁명이 아니라 공포를 줄이고 관리할 수 있는 정서적 안전장치가 사회적으로 더 절실하다고 봐, 난. 그게 사회구조적 장치여야 하는 건 맞지만. 혁명으로도 공포 자체를 삭제할 순 없다는 거지.
(닥치고 정치 46)

3.

경제적 계급은 결과이기에 그것을 타파하기 위해선 원인을 풀어야한다는 혜안에 주목하여 종교 역시 결과이기에 경제나 종교를 개혁하는 것보다 근본적으로 공포를 관리할 시스템이 관건. 해서 "예를 들면 북유럽 국가들이 누리는 높은 수준의 복지와 그걸 가능하게 한 사회민주주의는 분명 양육과 학습의 결과물이야. 그런데 그러한 양육과 학습이 좌의 기질을 가진 사람들이 유독 북유럽에섬나 더 많이 태어나게 만든건 아니라고 그게 아니라 우의 기질을 타고난 사람들조차 둔감해질 정도로 생존의 공포가 약화되는 안정적인 사회 시스템을 만들어낸 거지."(48) 


4.

개인의 공포를 사회적으로, 제도적으로 풀 수 있을까?
그리고 불확실성을 어떻게 관리할 수 있는가?

불확실성은 공포 뿐 아니라 욕망에도 연결되어 있는데 가령 불확실성 키운 공포가 실제로 발생했을 때 그 원인은 분명 욕망일 수 밖에 없다. 과도한 욕망 추구. 왜냐하면 불확실성과 공포와 욕망은 특히 오늘날에서는 인간계에만 존재할 것이기에.  

5. 한편 공포와 다른 차원에서 신뢰를 되새기고 싶다.

존재의 근본적인 조건은 신뢰입니다. 나비가 자신의 번데기를 벗고 나왔을 때, 나비의 날개와 더듬이, 몸통과 전체 몸의 상태는, 공기와 기운을 북돋워주는 바람, 그리고 꿀을 빨 수 있는 꽃들이 있을 것이라고 신뢰합니다. 나비와 세계 사이의 구조적 상응은 암묵적인 신뢰의 표현입니다. 하나의 씨앗이 젖어들어 싹을 틔우기 시작할 때, 씨앗은 모든 필요한 영양소들이 자기가 성장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신뢰합니다. 아기가 태어날 때, 아기의 안녕을 보살펴 줄 엄마와 아빠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추호도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하지만 모든 살아 있는 존재들의 실존이 기초하고 있는 이런 암묵적 신뢰는 끊임없이 좌절됩니다. 꽃들은 살충제에 중독되고, 씨앗들은 물이 부족하고, 이 세상에 사랑스러운 존재로 태어난 아기는 사랑을 받지 못하며, 또 자신의 존재의 측면에서 배려되지 못하고 부정됩니다. 타자를 끊임없이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질병을 낳는 것이라고, 말하자면 유기체들 내부에서, 그리고 그것들이 존재 상황들과 맺는 관계에서 모두 유기적 조화를 상실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싶습니다. 인간의 체계적 동학은, 그것이 영구적으로 부정된다면, 그것이 원래 가지고 있던 조화를 파괴하는 것과 같은 방식으로 변화를 일으키며, 이번에는 추가적인 부조화들을 야기할 한층 더 파괴적인 도전들과 스트레스들을 신체들에 유발합니다. 그 결과들은 전염병들과 육체적 정신적 질병들에 감염될 가능성들을 증대시키고 있습니다. (있음에서 함으로 322)

6.

나에게 떠오르는 관심은, 인연이라는 관점에서 연으로서의, 사회적으로 불확실성이란 것이 타파가능하는 것인지. 해탈을 말할 때 무지타파처럼. 무지를 너머처럼, 불확실성을 넘는 사회체, 정치체는 무엇일까?  새로운 배치, 배치를 바꾸면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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