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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의 미신.

이 세상에는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단지 내가 그 원인을 모를 뿐인데, 모름을 모름으로 두지 않고 이 무지의 자리에, 신의 뜻이다. 전생 때문이다, 타고난 팔자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메워왔다. 더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의식에 있어서 스피노자가 지적한 대로 목적인이라는 환상으로 무지를 채운다. 이 인과의 미신은 현대사회에선 과학으로 옮겨 왔다. 원인을 모를 뿐인데 원인을 만들어 메우는 데서 잘못이 생겨난다. 모름을 모름으로 남겨둘 때 모름은 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인류는 이 모름을 지배 이데올로기로 너무나 많이 [지금도] 이용해 왔다.

2.

이 세상에는 저절로 일어나는 일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신의 뜻도 아니고, 전생의 죄 때문도 아니고, 우연히 일어난 일도 아니에요. 단지 내가 그 원인을 모를 뿐입니다. (인생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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