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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산 하나를 두고 두 사람이 두툽니다. 한 사람은 동산이라고 주장하고 다른 한 사람은 서산이라고 주장합니다. 동산이라고 하는 실체, 서산이라고 하는 실체가 존재한다고 믿기 때문이에 다투는 것입니다.

2.
하나의 산을 놓고 서쪽에 사는 사람은 동산이라 하고 동쪽에 사는 사람은 서산이라고 하지만 그 산은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닙니다. 그때그때 처한 상황과 인연에 따라 동산이기도하고 서산이기도 합니다.

3.
그런데 거기에 또 하나의 문제가 나타납니다. '이 산은 동산도 아니고 서산도 아니다'는 상을 짓는 것입니다. 그래 놓고는 동산이라고 하는 사람과 서산이라고 하는 사람 모두를 상대로 싸웁니다.

4.
그렇다고 이것은 이전보다 한 단계 높은 싸움일까요? 아닙니다. 상을 짓는 데에는 높고 낮음이 없습니다. 아에 집착하든 법에 집착하든 집착하기는 마찬가지고 상을 짓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재물을 갖고 다투나 권력을 갖고 다투나 다를 바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5.
모든 상을 내려놓으면 동산이라는 말을 들어도 다툼이 없고 서산이라는 말을 들어도 다툼이 없습니다. 동산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가 서쪽에 사는 사람임을 알아차리고, 서산이라는 말을 들으면 그가 동쪽에 사는 사람임을 알아차리니 다툴 일이 없습니다.
(금강경 강의 181)

6.

정신과 마음을 통일하려고 수고를 하면서도 모든 것이 같음을 알지 못하는 것을 조삼이라고 말한다. 무엇을 '조삼'이라고 하는가? 옛날에 원숭이를 기르던 사람이 원숭이들에게 도토리를 주면서 "아침에 세 개 저녁에 네 개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은 모두 화를 냈다. 다시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 주겠다"고 하자 원숭이들은 모두 기뻐하였다. 명분이나 사실에 있어 달라진 것이 없는데도 기뻐하고 화내는 반응을 보인 것도 역시 그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은 모든 시비를 조화시켜 균형된 자연에 몸을 쉬는데, 이것을 일컬어 '양행(兩行)'이라 한다.
(< 장자>, 재물론)

T.

성인은 다투지 않는다. 동산과 서산 시비에 휘말리지 않으며 시비를 조화시켜 균형된 자연에 몸을 쉬는데, 다만 알아차리므로 다투지 않는다.[양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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