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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뚜라나 맞습니다. 지시명령적 상호작용이라는 잘못된 개념은 다음과 같은 대안적인 생각에 의해 바로잡혀야 합니다. '살아 있는 존재에게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 그것의 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지 외적 작용체의 구조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는 논평하는 관찰자의 시각에서, 살아 있는 존재가 속해 있는 섭동들(perturpations)에 대해 말하는 것입니다. 관찰자는, 그가 보기에, 체계에 충격을 가하고 그 안에서 (구조의 파괴에는 이르지 않고 그것의 조직을 유지하도록 허용하는) 구조적 변화들을 유발하는 어떤 실체(entity)를 지각합니다. 이 마주침의 형태를 나는 섭동이라고 부릅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그 체계가 자신의 정체성[동일성]을 잃고 붕괴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파괴적인 변화가 발생합니다. 누군가 나를 밀면 나는 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나를 섭동시키지 마!' 하지만 망치로 내 머리를 친다면 내 구조의 잠재적 변화는 위험해지고 나의 파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내가 사용할 수 있는 올바른 표현은 다음이 될 것입니다. '나를 파괴하지 마!'
마뚜라나 투입 개념은 직접적인 영향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외부 세계로부터 어떤 것이 체계 속으로 들어가 거기에서 무엇이 발생하고 나타나는지 결정한다는 것을 함축합니다. 이러한 견해는 결코 옹호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그것이 지시명령젹 상호작용이라는 그릇된 전제에 의존하고 모든 체계들의 '구조적 결정론'에 모순되기 때문입니다. 섭동이 나타날 때 체계는 그 체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구조적 변화를 유발하는 실체와 마주칩니다. 섭동 개념은 구조적 결정론의 생각과 일치를 이룹니다.
마뚜라나 내가 보기에 이 개념들은 다음과 같은 물음에 답하는 요소들입니다. '폐쇠젹이고, 구조적으로 결정된 체계들인 우리가 조화로운 방식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어떻게 가능한가?' 모든 체계들이 구조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하나의 외적작용체는 체계들 내부에서 일어나는 일을 결정할 수 없습니다. 변화는 섭동하는 작용체에 의해 유발되지만 섭동 체계의 구조에 의해 결정됩니다. 지시명령적 상호작용은 불가능합니다. 물론 외적 충격이 체계의 조직을 파괴함으로써 체계를 분해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체계들이-구조적 변화에 인하여-접촉을 상실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체계들은 어떤 응집 형태를 보존함으로써 계속해서 상호작용을 할 수 있고, 자신들의 조직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상호작용의 최종 형태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마뚜라나 바로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겪은 체험들의 유사성이 결코 구조적 결정론을 반박하지는 못합니다. 약을 먹는 것은 특유한 구조들을 갖는 분자들을 당신의 유기체 소긍로 가져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것들은 나중에 유기체의 일부가 되고 그것의 신경체계 구조를 변경시킵니다. 하지만 '일어나는 일'은 신경체계 자체의 구조에 의존할 것입니다. 당신이 집어삼키는 물질에 대응하는 유기체 내부의 수용체들이 없다면, 결코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기억해 두어야 할것은 수용체가, 문제되고 있는 물질-예컨대 약-의 구조에 부합하는 특유한 분자적 배치라는 점입니다. 이런 식으로 유기체 내의 변화가 유발됩니다.
섭동은 마주침이며, 하지만 마주침으로 인해 변화하는 나의 체계의 원인은 아니며 다만 유발하는 것 뿐이다. 왜나하면 체계의 변화는 나의 구조(불교식으로 말하면 업식)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이다. 약을 예를 들었는데 욕을 예로 든다면 다른 사람의 욕은 나의 마음에서 화를 유발하는 섭동이기는 하나 그것이 제1원인은 아니며 원인은 나의 마음의 구조에 있으며 그 구조(또는 배치)가 결정을 하는 것이다. 이는 섭동이 일어나도 변화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충분히 있기 때문인데, 요컨대 감정은 외부작용체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섭동에 의해 유발될 뿐, 결정은 신체 자체에서 이루어진다. 이를 새겨보면 나쁜 외부자용체가 구조적 변화를 유발하려해도, 마치 독이 독으로 발휘되지 않는 분자적 배치를 만나는 것처럼 마음에 아무런 해를, 아무런 변화를 끼치지 못할 수 있다. 이는 이런 과정에 대한 앎 또는 깨달음을 통해 한순간에 이룰 수 있다. '기준이 바뀌면 모든 것이 한순간에 바뀐다'고 하는데 여기 '구조적 결정론'에 딱 어울리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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