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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투 사건과 재판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요컨대 성관계에는 두 종류가 있다.
권력관계와 연인관계.
마뚜라나는 '권력은 복종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미투를 고백하는 피해자들은 한결같이 가해자와 권력관계임이 판명됐다. 재판에서, 가해자들이 한결같이 연인관계임을 증명하려 함이 반증이다.
가해자 입장에서 보면, 그는 자신의 부하 직원을 사랑하여서 은밀히 부른 것이다.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은밀히 부르는 그에게 [복종을 거부하지 못하고] 복종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확히 하자면 복종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 차선이었다.
여자는 복종을 하지 말았어야 했을까?
여자에게 복종을 거부하지 못한 죄가 있을까?
예수는 '죄없는 자, 먼저 돌을 던져라'고 말한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사랑하였다면, 그는 권력도 명예도 처자식도 모두 버렸을 것이다.
가해자인 그가 지금 피해자와 연인관계임을 애써 피력하는 건 그의 최선이다. 차선이 아니다.
2.
미투는 아마도 계속될 것이다.
나 보기에, 인간은 태생적으로 쉽지 않다. 여자라도 피해가지 못할 것이다. 지위가 높고 돈이 많을수록 인기의 유혹처럼 미투의 유혹은 가깝고 치명적이다.
사이렌 소리에 홀리지 않기 위해 자신의 몸을 묶고, 귀를 막은 오딧세우스처럼 단단히 단단히 마음 먹지 않으면 당신도 나도 홀린다. 따라서 철칙으로 자신을 미리 묶지 않는 한 유혹에서 살아남기는 힘들다고, 나는 생각한다.
오르세우스처럼, 사이렌 소리가 아무 것도 아니도록, 비파를 연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가쁜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