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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물의 속성은 그 자체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있지 않는 것도 아니다. 속성은 상대에서 나온다. 그런데 이 상대하는 속성은 그 쓰임 역시 상대적이다. 쓰임이 다했다는 건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날카로운 칼이 무뎌지면 그 쓰임이 다한 것인데 이는 날카로운 칼과 상대하여 쓰임이 다한 것이다.
2. 속성의 재탄생, 쓰임의 발명.
쓰임이 다하면 칼의 속성은 사라진다. 칼로 명명되지 않는 쇠. 헌데 칼로 쓰이지 못하지만 또다른 속성이 발명될 수도 있다. 예컨대 피카소는 쓰임이 다한 버려진 자전거의 안장과 핸들로 황소 머리를 발명한다. 또다른 속성, 쓰임이 발명되는 순간이다.
어느 날 내가 자전거 안장과 핸들을 집어다 아래위로 놓아서 황소의 머리를 만든다면 그것은 아주 멋진 일일 것이다. 그러나 내가 곧바로 해야 할 일은 이 황소 머리를 내다버리는 것이다. 길이든 수챗구멍이든 아무 데나 버리되 아주 버려야 한다. 그러면 청소부가 지나가다가 그것을 주워올리면서 이 황소 머리를 가지고 어쪄면 자건거 안장과 핸들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것이다. 그러고는 그것을 실행에 옮긴다. 이것은..... 멋진 일일 것이다. (예술에 관한 피카소의 명상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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