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뫎연구

T1000.0 2020. 6. 25. 08:09

정보는 신호를 가지고서 뭔가를 시작하는 사람에게서 생겨납니다. 제 생각에 정보란 지각하는 의식 밖에 존재하는 사용대상이 아닙니다. 책, 신문, 녹음테이프, 비디오테이프, 교통표지판 등은 그러니까 정보를 갖고 있지 않고 다만 잠재적인 정보의 운반자일 뿐입니다. 이것은 아주 중요한 구분입니다. 중국어를 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역경>은 단지 흰 종이 위에 있는 기묘한 닭발들을 모아 놓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세상은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세상은 그냥 있는 그대로 입니다. 이는 특정한 교통표지판을 보거나 붉은 신호등을 보더라도 우리가 운전면허증을 딴 사람이라야 우리에게 그 신호들이 브레이크를 밟고, 중립기어를 놓고 차를 세우게 만드는 정보가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떤 신호를 정보로 바꾸는 것은 다름 아니라 사람 속에서 진행되는 연산작용입니다. (발명품 155)

2.

불교에서는 안식,이식이라고한다. 눈이 있어도 식이 있어야 보이는 것이다. 정보 역시 신호이고 내 안에 식이 있어야 정보로 처리된다. 중국말로 쓴 역경이 닭발들을 모아논 것처럼 보인다면 식이 없어서 그렇다. 영어를 들어도 모르는 소리면 이식이 없어서 그렇고. 식이 신호를 정보로 연산작용을 한다. 한편 예전에 읽은 글에서 태어날 때부터 또는 오랬동안 장님이였던 사람이 시력회복수술을 통해 눈을 뜨면 바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고한다. 식이 없기 때문에 혼란스럽고 당혹스럽다. "정보란 지각하는 의식 밖에 존재하는 사용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전도몽상이다. 불교식으로 말하면 정보 역시 마음이 만든다.
소통에 관해서도 같은 한국어래도 청자의 식으로 달리말하면 청자의 언어로 말해야 정보가 소통한다. 흔히 눈높이 소통이라고 하는 것은 식에 대한 이해를 보여준다. 한편 부처님의 방편이란 이런 눈높이 소통이었다. 소통의 달인. 부처님^^

3.

안식에 있어서 식은, 어떻게 보는가를 결정하는 것은 시대적 문화적으로 구성된다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아마도 미술가의 보는 방법을 따라 혁신적으로 보게 되는지도 모른다. 피카소가 위대한 이유는 우리가 보는 식을 바꾸어 놓았기 때문이다. 음악 역시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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