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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완전과 불완전은 실제로 사유의 양태에 지나지 않는다. 즉 우리가 동일한 종種 또는 유類에 속하는 개체를 서로 비교함으로써 습관적으로 지어내는 개념일 뿐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앞에서 (제2부 정의 6) 실재성과 완전성을 동일한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하였다.

왜냐하면 우리는 자연에 있는 모든 개체를 가장 보편적이라고 일컬어지는 하나의 유에, 말하자면 자연에 있는 모든 개체에 예외 없이 관계하는 유의 개념에 귀속시키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가 자연에 있는 모든 개체를 이 유에 귀속시켜 서로 비교하고, 또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더 많은 유성有性이나 실제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아는 한에 있어서, 우리는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도 완전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우리가 그것들에 대해 한계, 종말, 무능력 등과 같은 부정을 포함하는 어떤 것을 인정하는 한에 있어서, 우리는 그것들을 불완전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그것들은 우리가 완전하다고 하는 것들만큼 우리의 정신을 감동시키지 않기 때문이며, 본래 그것들에 속하는 어떤 것이 결여되어 있다거나, 자연이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 아니다. 왜냐하면 사물의 본성에는 작용원인의 본성의 필연성에서 생기는 것 이외의 어떤 것도 속하지 않으며, 작용원이의 본성의 필연성에서 생기는 것은 모두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다. (에티카 4부 서론 234)

T.
실재성과 완전성은 동일하다고 이해한다는 스피노자의 정의로부터 두가지를 기억하고자 한다.

하나는 실재성과 완전성은 동일하다는 말인즉 진보란 없다는 것. 진보는 완전한 것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스피노자식으로 말하면 진보 역시 "실제로 사유의 양태에 지나지 않는다. 즉 우리가 동일한 종種 또는 유類에 속하는 개체를 서로 비교함으로써 습관적으로 지어내는 개념일 뿐이다."는 점을 기억하며 덧붙여 화가와 생물학자의 반향하는 글들을 옮겨놓으면서, 하나의 주제를 다르게 표현하는 것이란 말을 발견한다는 측면에서 스타일이 다름을 확인한다.

또하나는 완전과 불완전의 분별이 습관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음.
불교의 분별을 내려놓으라는 말은 그냥 아무 기준 없이 분별을 하지말라는 것이 아니라 성찰에 의한 분명한 잘못을 버리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우리는 지금 자기의 분별을 언제든 내려놓을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왜냐하면 분별은 성찰 전에는 습관에 의해 형성되기 때문이다.


2.
발자크에 관해서라면, 피카소가 <알려지지 않은 걸작>을 가지고 했던 작업에 대해 앞에서 언급했지요. 당신은 그가 그 책을 위해 그렸던 동판화와 드로잉들을 기억할 겁니다. 글쎄요. 그것들은 어떤 작품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우리를 생각하게 만드는지, 그리고 새로운 작품을 낳게 하는지에 대한 좋은 예입니다. 예술에서 그것은 하나의 끝없는 순환 사슬입니다. 예술에서의 지식은 과학에서의 지식처럼 누적되는 것이 아닙니다. 프루스트는 발자크보다 더 심오하지 않으며, 그는 단지 사물들을 (발자크와는) 다르게 표현했을 뿐입니다. 그것은 스타일의 문제입니다. 그리고 그림에 대해서도 똑같은 말을 할 수 있지요. 우리는 피카소가 세잔보다 훌륭하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과학 분야에서 사람들은 나중 것이 옛날 것보다 더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예술에 대해서는 그와 같이 말할 수가 없지요. 진보에 대한 똑같은 감각이 없는 거지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과학에서도 연구와 발견의 수준에서 보자면, 진보란 게 도대체 존재하는지 나는 확신할 수 없군요. (196)

3.
이 책에서 우리는 진화를 계통발생적 선택이 계속되는 가운데 일어나는 구조적 표류로 보았다. 이때 환경 이용을 최적화한다는 뜻에서 '진보'란 없다. 유기체와 환경의 구조접속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가운데 적응과 자기생성의 보존이 있을 뿐이다.(앎의 나무 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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