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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가 없다는 것과 실재가 없다는 것은 결이 다르다.
실체가 없다는 것은 그냥 알 수 없다. 현미경 같은 눈으로 보아야 사물이 그 자체만으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체가 없다는 걸 알아차린다. 가령 물이 산소와 이산화탄소의 결합물이고 또 산소는 무엇과 무엇이, 분자는, 원자는, 소립자는...
반면 실재가 없다는 것은 그냥 알 수 있다. 내가 보는 저것은 내가 보는 실재이다. 이것이 전부다. 우리는 우리와 별개인 독립적인 실재에 대해 알 수 없다. 적어도 우리가 보는 실재는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재가 아니다. 그런 실재는 없다. 모른다. 우리는 우리의 신체가 아니고서 독립적인 실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실재가 없는데 실재가 있다고 하니 꿈같은 일이다.
물론 실재 없음을 쉽게 자각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자각을 통하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은데 '정말로 분별을 내려놓으면', 실재가 없다는 것은 그냥 알 수 있다. 어떻게? 내가 보니까. 실재 없음의 자각은 사물을 추상화시키고 또는 분석하고 하는 수고로움 없이 간단하고 가볍다. 있는 그대로가 있는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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