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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찰

언어와 더불어.

T1000.0 2019. 11. 3. 20:55
1.
정말이지 우리는 어떤 것이 주어져 있고
존재한다는 바로 그러한 관념이, 그리고 어떤 실재나 어떤 종류의 진리에 준거한다는 것이 불가피하게 언어를 포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매우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와 같은 진리 또는 실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건 모두 언어의 이용가능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로부터 독립되어 있는 것으로 가정되는 것은 오직 언어를 이용할 수 있을 때에만 서술이 가능해지고, 또 언어에 의한 구분 행위를 통해서만 드러나게 됩니다. 심지어 우리가 순수의식의 상태에 옮겨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명상 과정에서 조차, 우리는 그와 같은 상태의 성찰이 언어 없이는 달성될 수 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2.
그렇다면 선생님의 주장은 우리가 언어로부터 벗어날 수 없으며, 우리가 결코 우리의 언어적 우주로부터 헤어 나올 수 없다는 것인가요?

언어는 감옥이 아닙니다. 언어는 하나의 존재 형식이며 더불어 살아가는 방식이자 방법입니다. 언어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라는 단순한 표현은 우리로 하여금 어떤 다른 공간이, 즉 언어를 넘어서는 [초월하는]어떤 공간이--설령 그곳에 결코 다다를 수 없다 할지라도 --존재한다고 믿도록 만듭니다. 나는 그렇게 가정하는 것을 거부합니다. 언어 속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언어를 넘어서 존재하는 어떤 세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무의미함을 뜻합니다. 정말이지,  그와 비교되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생각해 보세요. '만일 모든 것이 우주의 일부라면, 우리는 도대체 그 우주에서 헤어 나올 수 있을까?' 대답은 자명합니다. '내가 가는 곳이 모두 우주이다' 우리는 분리할 수없이 더불어 움직입니다. (있음에서 함으로 p45)

3.
니체는 '번개가 친다'라고 말할 때 번개가 따로 존재하는 것처럼 여기게 하는 언어의 오류를 지적한다. 이는 '나는 생각한다'라고 말할 때 역시 마찬가지인데  나는 이점을 언어의 오류, 한계로 한정지어 이해하였는데, 다른 한편 언어를 통해서만이 주체와 대상이 구분이되는 점을 언어의 오류라고 보기보다 언어를 통해서만이 고찰되는 점을, 분리할 수 없이 더불어 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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