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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살펴온 것들에 비추어볼 때 이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생물은 오로지 섭동의 영역에서 표류할 때에만 살아있다. 이때 이 영역이 어떤 속성을 지니든, 생물이 자기 작업을 바탕으로 어떻게 변하든 그것은 상관없다. 나아가 신경계가 작업적 폐쇄성을 지닌 채 신경흥분의 내적 관계들을 만듦으로써 행동의 역동성을 산출함을 보았다. 생명체는 각 수준에서내부 규칙성을 산출하도록 조직되어 있다. 대화의 그물체 안에서 언어를 통해 사회적 접속이 생길 때도 마찬가지다. 대화의 그물체는 폐쇄성을 지닌 채 언어를 산출함으로써 특정 인간사회를 개체로서 구성한다. 이처럼 우리가 언어 안에 함께 존재함으로써 생기는 작업적 응집성의 새 차원을 우리는 의식, '우리의 정신', '우리의 나'로서 경험하는 것이다.

이미 보았듯이 낱말은 행위의 언어적 조정을 가리키는 기호일 뿐, 여기서 저기로 전달되는 물건이 아니다. 우리가 행위의 사회적 조정을 필요로 하는 구조접속의 틀 안에서 개체발생적인 구조적 표류를 할 수 있는 까닭은 우리가 재귀적 상호작용의 역사를 공유하기 때문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의 공동 행위를 통해 구체화되어 우리가 공유하는 세계 안에서 일어난다. 이것은 너무 뻔한 사실이어서 오히려 우리는 이것을 보지 못한다. (앎의 나무 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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