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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렇다면 선생님은 예컨대 꿀벌들의 이상한 춤을 어떻게 서술하겠습니까? 거기에는 의심할 바 없이 상호정향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꿀벌들은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하는지, 소득이 없는 어떤 종류의 꽃들을 피해야 하는자, 어디로 가야 풍부한 꿀을 기대할 수 있는지 등등에 관해 서로에게 알려준다고 합니다.
분명 꿀벌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조정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문제는 그들이 행위의 조정 역시 조정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꿀벌은 자기가 애석하게도 잘못된 방향으로 날아갔었노라고 다른 꿀벌에게 말할 수 있을까요? 만일 진짜 이것이 사실이라면 우리는 꿀벌들을 언어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로 분류해야만 할 것입니다. (함으로 144)
T.
마뚜라나는 언어는 행위의 조정의 조정에서 출현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강아지에게 '이리와'하면 이리 오지만 '이리 왔다 저리가' 또는 '오지마'라고 하면 못 알아 듣는다. 아직 인간만이 언어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앞으로 로봇 시대가 오고, 행위의 조정의 조정이 가능하다면 로봇 역시 언어 속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은 인간이고 로봇은 로봇일 것이다. 신체의 알 수 없는 비밀이 로봇에겐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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