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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자가 없으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선생님은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죠? 그와 같은 공준은 새로운 종류의 진리의 출현으로 쉽사리 해석되고 판단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선생님은 모순에 빠지는 거 아닌가요?
나에게는 새로운 종류의 진리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관찰자와 관찰하기의 작동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나는 하나의 연구 주제를 도입하고, 동시에 그것을 다루는 방식을 특징지으려 합니다. 정말이지 우리는 어떤 것이 주어져 있고 존재한다는 바로 그러한 관념이, 그리고 어떤 실재나 어떤 종류의 진리에 준거한다는 것이 불가피하게 언어를 포함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매우 명확히 해야 합니다. 그와 같은 진리 또는 실재에 대해 말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건 모두 언어의 이용가능성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로부터 독립되어 있는 것으로 가정되는 것은 오직 언어를 이용할 수 있을 때에만 서술이 가능해지고, 또 언어에 의한 구분 행위를 통해서만 드러나게 됩니다. 심지어 우리가 순수의식의 상태에 옮겨가고 있다고 생각하는 명상 과정에서 조차, 우리는 그와 같은 상태의 성찰이 언어 없이는 달성될 수 없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있음에서 함으로 44)
T. [오직 구분되는 것만이 존재한다]
그것을 언어를 통해 구분하지만 그것을 말하는 우리는 분리되지 않는다.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1.
외적인 대상들은 그것들을 인식하는 과정의 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생각에 의존한다는 것이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을 구성하기 위해 개념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뜻은 아닐 것입니다. 결국 세상이 생각에 의해 형성된다는 말의 의미는 대상들이 인식에 의존하지 않고 그들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존재를 형성할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세상, 즉 사람들과 사물들을 비롯한 모든 현상들이 생각에 의해 형성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마음 길들이기 193)
2.
말해지는 것은 어떠한 상황 하에서도, 그것을 말하고 있는 사람과 분리될 수 없습니다. '관찰자와 독립적인' 실재와 관련해서, 그것이 존재한다는, 게다가 명백하게 주어진 것으로 간주된다는 주장을 타당한 것으로 만들어 줄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 누구도 외부의 실재 또는 진리에 접근할 특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있음에서 함으로 39)
3.
그 자체의 힘으로 스스로 성립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으며, 모든 것은 이름을 받음으로써, 즉 대상을 인식하고 이름을 붙이는 생각에 의존하여 성립합니다. 이것이 모든 것은 '이름을 붙여 줌으로써 생겨난다'는 의미에서의 연기입니다. (마음 길들이기 194)
有名萬物之母 유명 만물지모
T.
말과 사물은 서로 의존해, 즉 연기되어 있다. 둘은 서로 분리할 수 없고 다만 언어를 이용해 구분할 뿐이다.
어떻게 아는가? 내가 보니까. 본다는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가능하다. 있음에서 함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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