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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공하고, 일체가 다 마음이 만드는 것이라 색 그대로가 공이고 공 그대로가 색이다. 고로 아무 얻을 것이 없어 집착할 것이 없음을 알아 지금의 괴로움에서 벗어난다. 그런데...
내가 보는 것이 다 마음이 만드는바, 내가 보는 것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체로 있다고 전제하는 전도몽상에서 깨어있으려면 이 실체를 환상처럼 본다.
저기 보이는 꽃을 실체로 보는 것이 아니라 환상처럼 본다. 그런데 나에게 있어 문제는 내가 환상처럼 보아도 환상처럼 보이지 않는 눈 앞의 사실에 공허한 마음이 들었다.
하여 재차 관점을 잡아보면, 먼저 환상처럼 본다는 건 공하다는 것과 마음이 만드는 것의 중도로 삼을 것이고, 두번째로 저기 꽃을 보고 아름답다는 감응을 일으킬 때, 나에게 아름답게 보인다는 것, 말하자면 그 꽃이 아름다운 게 아니고 꽃은 꽃일 뿐이고 내 마음이 아름다움을 산출하는 것임을 새길 것인데, 이 때 나는 나에게 아름답게 보이는 이 꽃을 환상처럼 보면서 내 안에서 느낌들의 상호작용이 펼쳐내는 감응이 그야말로 환상적임을 본다. 요컨대 환상처럼 본다는 건 이제 나에게 내 눈 앞에 펼쳐보이는 그 작용을, 즉 감각신경체계가 산출하는 느낌들의 상호작용에 놀라고, 경이로운 일임을 깨닫는다. 나는 정말 환상처럼 보게 되었다. [유의할 것은 환상이라해도 맞지않고 환상이 아니라 해도 맞지않다. 중도를 감지하는 줄타기 곡예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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