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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삶에서 묶여 있음의 경험이 있나요? 다소 벗어납니다만, 작가인 쿠르트 마익스가 한 번은 당신과 같이 갔던 등산에 대해서 쓴 적이 있습니다. 산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등산을 가면 사람과 사람을 묶어 주는 밧줄에 의지해서 걸어가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모두 밧줄에 묶여서 가는 것이 묶여있음이라는 이념의 구체화로 여겨지는데요.
결코 벗어나는 얘기가 아닙니다. 등반에서 한 줄에 묶여있다는 생각은 믿을 수 없는 소속감을 불러일으킵니다. 정말 멋진 예입니다. 암벽에 강철고리를 박고 사람들을 묶어주는 밧줄을 고리에 넣어 연결합니다. 쿠르트 마익스도 쓴 바 있는데, 그와 함께한 체험이 있습니다. 아마 당신도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우리는 그의 여자친구와 아주 유명한 늙은 산악인과 함께 토어슈타인 남쪽 벽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그 암벽은 1,600미터의 매끄럽고 가파른 바위로 이루어져 있었어요. 선두에 있던 쿠르트 마익스에게 이미 아침 무렵에 작은 사고가 발생했어요. 그가 매우 어렵고 미끄러운 곳을 오르려 하다가 미끄러져서 아래로 추락했던 거죠. 마익스가 암벽에 박아 넣었던 첫번째 두번째 고리가 끊어졌으나 신의 가호로 마지막 고리가 버텼어요. 그와 그의 여자친구를 묶어주었던 밧줄이 그를 구한 거죠. 저는 밧줄을 제거해서 쿠르트 마익스를 도와주기 위해서 실제로 통과하기 어려운 그곳을 올라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제가 그 장소를 두어 번 통과할 수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머리를 다쳐서 밧줄에 묶인 채 매달려 있는 다른 사람에게로 저의 주의력이 너무나 강하게 향해 있어서 저는 그곳을 오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잊어 버렸던 겁니다. 밧줄을 풀어 그를 아래로 데려오는데 거의 하루가 걸렸습니다.
함께 밧줄에 묶여서 간다는 이 생각을 발전시켜보면 이게 우리가 얘기했던 묶여있음이라는 이념에 대한 멋진 은유가 되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서로서로 버터 주어서 떨어지지도 추락하지도 않는 것이지요.
그건 정말 멋진 은유입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묶음을 보지 못하고 밧줄을 끊어 버리고는 추락합니다. 함께 밧줄에 묶여서 간다는 것은 우리가 완전히 하나라는 것을 말합니다. 우리는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세상과, 그리고 다른 사람이 떨어지지 않게 하는 또 다른 사람과 묶여 있습니다. 당신에게 일어나는 일은 저에게도 일어납니다. 제게 일어나는 일은 당신에게도 일어나고요. 그래서 누군가가 당신에게 자신의 생명을 선물하고 당신도 그 누군가에게 당신의 생명을 선물하는 겁니다. (발명품 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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