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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서 집과 서까래의 인과 관계가 생깁니다. 여기에서 보면 집을 이루고 있는 낱낱은 그것이 전체로서 낱낱이지 부분으로서 낱낱이 될 수 없습니다. 그 까닭은 부분과 전체는 나눌 수 없는 상호 인과 관계로 하나의 장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가 서로를 이루게 하고 있지요. 집을 이루는 모든 조건들이 서까래를 서까래일 수 있도록 하는 데서 서까래가 그대로 집 전체를 껴안은 중심이 됩니다. 아울러 서까래 등은 다른 조건을 위해서 자신의 전체를 그곳에 투영시켜야만 되니, 이때 보면 낱낱은 그 자체로서 낱낱입니다.
다시 십세의 시간 이야기로 되돌아가 봅시다. 과거의 과거라고 하는 시간은 자신의 시간으로 있으면서 그 자체가 모든 시간의 총체가 되어 있습니다. 만일 총체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과거의.과거 없이도 다른 시간이 있을 수 있고, 또한 십세를 이루는 낱낱은 상호 관계없이도 존재할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집을 이루고.있지 않은 나무도 서까래 일 수 있으니 옳은 이치가 아닙니다. 집을 이루는요소로 있을 때에만 서까래이기 때문입니다.
곧 부분은 전체를 나누어서 부분으로 환원되었을 때는 이미 그 이름을 상실하게 됩니다. 또한 부분이 모여서 전체를 이루는 것도 아닙니다. 부분과 전체는 총상에서 부분과 전체로 존재하는 것이지, 이 관계를 떠나서는 개별자의 별상이나 전체의 총상은 이야기할 수 없습니다.
연기의 장은 나눌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언제나 연기의 자이아는 총상에서 낱낱이고, 이.낱낱이 그대로 연기인 장인 데서만이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것입니다 . 연기의 장에서 낱낱이 자기로 환원될 수 없음에서 낱낱은 무자성의 공성으로 같고 그 가운데 자신의 모습을 이룬데서 보면 서로 다릅니다.
십세의 낱낱도 시간을 이루는 전체 연기의 장에서만 십세를 이야기할 수 있을 뿐, 총상으로서 연기의 장을 떠난 자신의 실체로 환원할 수 있는 시간은 없습니다. 연기의 장에서 모든 것들은 생성소멸하면서 순간순간 연기의 장을 새롭게 이루면서 동시에 해체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생성소멸은 단지 하나의 생성소멸이 아니라 연기 전체의 장을 생성소멸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하나는그대로 온 우주의 얼굴이며 온 우주는 그대로 하나의 얼굴입니다. 낱낱 하나하나 다 이와 같기 때문에 다양하 열굴 그대로가 우주의.얼굴이고 우주의 얼굴은 다양한 얼굴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법성게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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