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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 하고 싶은 욕망은 나의 자유의지를 원인으로 하지 않음을 분명히 알아, 살면서 겪은 원인들의 연쇄의 질서를 모르기에 그 생각, 그 욕망이 그 결과로, [원인이 아닌 결과로] 하고 있고 하고 싶음을 바로 알아, 내가 욕망하는 것이란 착각 또는 환상에 집착함이 타당하지 않음을 알아, 집착이 일어나는 것을 온전히 내려놓을 수 있다.
집착은 참거나, 내게 손해를 끼칠 것이란 계산에 따라 내려놓을 수도 있으나 우리 인간은 이러한 성찰이 없으면 감정에 예속될 운명에 처해 있음으로, 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앎을 통한다면 힘들이지 않고, 즉 참지않고 집착에서 온전히 벗어날 수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 또는 하고 싶은 욕망이, 해도 되는 인연의 조건과 마주한다면 주저할 것 없이 하면 된다. 그리고 그렇지 않을 경우는 집착을 내려놓으면 된다. 그러지 않을 이유가 없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또한 인연의 조건이 맞지 않으나 그 정합성을 생각했을 때 해야한다면 다만 하면 된다. 실패하면 업그래드하면서. 집착하지 않기에 되어도, 되지 않아도 괴로움이 없다. 그래서 다만 할 수 있는 것이다.

1. 에티카 2부 정리 35 증명

인간이 스스로를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것은 <즉 자신의 자유의지로 어떤 일을 할 수도 있고 안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 생각하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은 단지 그들이 자신들의 행동에 대해서는 의식하면서도 자신들을 결정한 원인들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것의 표시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자유의 관념은 단지 자신들의 행동의 원인에 대한 무지일 뿐이다. 그들은, 물론, 인간의 행동은 의지에 의존한다고 말하지만, 그것은 아무런 대응하는 관념이 없는 말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그들 모두는 의지가 무엇인지, 의지가 어떻게 신체를 움직이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방법으로 자랑하며 영혼의 안식처를 생각해내는 사람들은 흔히 조소나 구토를 자아낸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태양을 바라볼 때, 그것이 우리로부터 약 200피트 정도 떨어져 있다고 상상한다. 이 오류는 단순하게 태양을 이런 식으로 상상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하는 동안 태양의 참다운 거리와 이러한 상상의 원인을 모르고 있다는 데에 있다. 왜냐하면 나중에 우리가 태양이 우리로 부터 지구 직경의 600배 이상 떨어져 있음을 알게 된다고 하더라도, 우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가까이에 있는 것처럼 상상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태양을 그처럼 가깝게 있는 것으로 상상하는 것은, 우리가 태양의 정확한 거리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신체의 변용은 신체 자체가 태양으로부터 자극받아 변화되는 한에 있어서 태양의 본질을 포함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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