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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추론해 보기

T1000.0 2019. 11. 15. 21:34
1.

- 어떤 대상으로 인한 즐거움을 부풀려 생각함으로써 탐욕에 이르게 됩니까?

- 그 대상의 좋은 점이나 싫은 점이 그 대상에 본래 있는 것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2.
가령 어떤 대상으로 인한 즐거움으로 섹스를 부풀려 생각함으로써 탐욕에 이르게 되는지?

섹스 역시 [그자체로, 그 대상으로써는] 공하다. 그것은 그것일 뿐. 섹스 그자체는 선도 아니고 악도 아니다. 그것은 어떤 것과 연관하여서 좋은 섹스와 나쁜 섹스로 구분된다. 좋은 섹스는 몸과 마음에 기쁨을, 나쁜 섹스는 독으로 영향을 끼칠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하냐에 따라 과보가 따르고 책임이 동반할 것이다. 그 과보가 기쁨인지, 독인지의 문제에서 당연히 기쁨을 과보로 할 선택을 해야할 것이며 독이 될 과보는 역시 피해야 할 것이다. 헌데 이를 염두하지 않고 그 즐거움에 부풀려 있는 생각에, 또는 욕구에, 욕구를 의식하는 욕망에 집착해 독이 될 선택을 맹목적으로 한다면 반드시 그 과보는 괴로움이 될 것이다.(반대로 맹목적인 금욕 역시 마찬가지) 나쁜 섹스. [단 독이 될 줄 알고 행하는 섹스가 있다면, 그래서 그 과보를 기꺼이 책임을 질 자세라면, 어떠한 괴로움도 감수할 것이라면 나쁘지 않을 것이다. 보살행.]


3.
"모든 존재와 현상의 실제 모습을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섹스의 실제 모습을 과장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이해하는 것이라면, '어떤 대상에 대해 탐욕과 성냄이 일어나면 그 대상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합니다. 과장된 생각의 작용으로 인해 대상이 극도로 나쁘게, 혹은  극도로 좋게 보이고 그로인해 왜곡되고 상황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함으로 64)
모든 존재와 현상의 실제 모습을 연기적으로 보기, 즉 "모든 현상이 일어나고 존재하는 원인과 조건의 그물망에 주의를 기울여 상황의 '큰그림'을 볼수만 있다면 왜곡된 행동을 하지 않을 수 있다."

4.
섹스는 윤리와 도덕의 차이, 좋음/나쁨과 선/악의 차이를 좀더 쉽고 뚜렷하게 보여준다. 알다시피 기독교는 생식과 무관한 섹스를 금한다. 쾌락을 탐하는 음욕, 그것은 어떤 조건에서도 금지되어야 할 악덕이다. 반면 중국의 '양생술'에서 성적 에너지는 '기'를 떠받치는 바탕이어서, 기를 확충하고 힘을 증가시키기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 남녀 간의 성적인 만남은 활력을 주고 기쁨을 주지만, 과도한 섹스는 성적 에너지를 소모하게 해 기력을 떨어뜨리고 기력이 떨어지면 정신도 무력해진다. 그렇기에 섹스를 하고 쾌락을 얻는 것은 '좋지만' 정을 방사하여 기력이 떨어지게 하는 것은 '나쁘다.' 이런 이유에서 <소녀경>같은 양생술을 가르치는 책에서 요구하는 것은 '교접하되 방사하지 말라'는 접이불루의 원칙이다. 방사하지 않는 섹스, 그것은 생식을 위한 섹스와는 정반대되는 것이다. 이는 도덕적 관점에서는 쾌락을 금한다는 규칙을 어기는 '악한 섹스'이지만, 윤리적 관점에서는 양생을 위한 '좋은 섹스'다.
'선한 섹스'와 '좋은 섹스'가 이처럼 다르듯이, '선한 삶'과 좋은 삶'은 다르다. 좋은 삶이란 힘의 증가를 최대한 체감하며 사는 삶이다. 기쁨을 주는 만남을 극대화하고 슬픔을 주는 만남은 극소화하는 삶이다. 그렇기에 윤리학은 항상 기쁨을 추구하는 '기쁨의 윤리학'일 수밖에 없다. 니체가 '선악' 같은 도덕의 근본 범주를 비판하면서 가르치고 싶었던 '삶을 사랑하는 방법' 또한 이와 다르지 않았다. 니체는 힘의 증가를 추구하는 이런 입장이 생명의 본질에 속한다고 말한다.(삶을 위한 철학수업 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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