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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세계

폭력의 공성

T1000.0 2021. 3. 21. 11:39

1.
내 삶에서의 폭력, 그러니까 나를 둘러쌌던 폭력은 그림에서의 폭력과는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물감의 폭력성은 전쟁의 폭력성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실재의 폭력성 자체를 새롭게 만들려는 시도와 관계가 있죠. 그리고 실재의 폭력성은 장미 등이 폭력적이라고 말할 때 의미하는 단순한 폭력성일 뿐만 아니라 물감을 통해서만 전달될 수 있는, 이미지 자체에 내포된 암시의 폭력성이기도 합니다. 테이블 건너편의 당신을 볼 때 나는 당신뿐만 아니라 당신으로부터 발산되는 전체를 봅니다. 그것은 인간성을 비롯한 모든 측면과 관계가 있습니다. 내가 초상화 작업에서 하려는 것처럼 그 폭력성을 그림에 펼치는 것은 그것이 물감을 통해 폭력적으로 보일 거라는 점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거의 언제나 장막을 두른 채 살아갑니다. 가려진 존재인 셈이죠. 때때로 사람들이 내 작품이 폭력적으로 보인다고 말할 때 내가 가끔은 그 장막 한두 겹을 제거할 수 있었나 보다 하고 생각합니다.(나는 왜 정육점의 고기가 아닌가? 215)

T.
화가가 말하는 '폭력'이 '전쟁기계'를 떠올리게한다.
<천의 고원> 저자들이 말하는 '전쟁기계'는 전쟁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폭력에서 폭력 아닌 것을 사유한다. 폭력의 공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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