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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피노자에게는 <삶>의 철학이 존재한다. 정확히 말해 그 철학의 요체는 우리를 삶으로부터 분리시키는 모든 것, 우리 의식의 조건들과 환상들에 연결되어 있는, 삶을 거역하는 모든 초월적 가치들을 고발하는 것에 놓여 있다. 삶은 선과 악, 오류와 공로, 죄악과 속죄 등의 범주들로 중독되어 있다. 삶을 중독시키는 것은 증오이다. 여기에는 자신의 대한 증오, 즉 죄의식이 포함된다. 스피노자는 슬픈 정념의 그 끔찍한 연쇄를 하나하나 따라간다. 제일 먼저 슬픔 자체, 그 다음에는 증오, 반감, 조롱, 공포, 절망, 양심의 가책, 연민, 분개, 시기, 자기 폄하, 회한, 비굴, 수치, 후회, 분노, 복수, 잔인함 등이 나온다. 그의 분석은 더 멀리 나아가 심지어는 희망이나 안정에서도, 그것들을 얼마든지 노예의 감정으로 만들 수 있는 슬픔의 씨앗을 찾아내기에 이른다. 진정한 정치체는 시민들에게 보상에 대한 희망이나 심지어는 재산의 안전보다는 자유에 대한 사랑을 제안한다. 왜냐하면 <훌륭한 행실로 인하여 보상을 받는 것은 노예이지 자유인이 아니기 때문인다.> 스피노자는, 슬픈 정념이 좋은 어떤 것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속하지 않는다. 그는 니체에 앞서 삶을 위조하는 모든 것들, 우리가 삶을 폄하할 때 의거하게 되는 모든 가치들을 고발한다. 다시 말하면 스피노자는, 우리는 삶을 살고 있지 않으며 단지 삶과 유사한 어떤 것을 영위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는 죽음을 피하기 만을 꿈꾸고 있으며 우리의 모든 삶은 죽음에 대한 숭배라는 것을 주장하는 모든 가치들을 고발한다. (스피노자의 철학 44)
2.
무지로 인해 이렇게 왜곡된 모습을 실제라고 착각하게 되면 탐욕과 성냄, 그리고 다른 많은 해로운 '마음'들이 일어납니다. 이러한 해로운 마음은 다시 탐욕과 성냄에 바탕을 둔 '행동'으로 이어지고, 그런 행동들이 마음속에 업을 형성하면서 윤회를 되풀이하게 되는 것입니다.( 마음길들이기 47)
T.
나로서는 스피노자가 말하는 슬픈 정념들이 달라이 라마가 말하는 해로운 마음과 상통한다고 생각한다. 내 식대로 간단히 말해보자면 슬픈 정념은 싫어하는 마음이다. 이 마음이 생기지 않도록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이 마음은 왜 생기는 건가?
내 보기엔...
"우리를 삶으로부터 분리시키는 모든 것,
우리 의식의 조건들과 환상들에 연결되어 있는,
삶을 거역하는 모든 초월적 가치들은" 무지에서 비롯된다.
"무지로 인해 왜곡된 모습을 실제라고 착각"하는 일들이 우리를 삶으로부터 분리시킨다. 해로운 마음을 일으키고 슬픈 정념에 사로잡혀 삶을 괴롭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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