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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온 종일 컴퓨터 앞에 있는 아들을 밖으로 유도할 셈으로]
간만에 한 가족이 저녁 외식을 하기로 하고 예정시간에 집에 도착했다. 외출 준비를 하고 시간이 되어 나가야 되는데 아들의 롤 게임이 끝나지 않아 식구들이 넋놓고 아들을 기다린다. 내 마음 속에서 "아, 이건 아닌데."하며 올라온다. 나는 내 생각을 고집하지 않기로 결심하였기에 여느 때처럼 화를 내진 않고[화를 알아차리고], 이건 아닌데 투덜되며 기다렸다. 그 덕에 한시간을 기다려 다같이 외식을 하고 누그러진 분위기 속에서 대화도 나누었다.
나는 내 생각을 고집하지 않아 제2의 화살은 피한 것 같다. 하지만 '이건 아닌데'하는 마음이 부작용처럼 사라지지 않았고, 아들이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이 강해졌다.
2.
상담 선생님과 이 이야기를 나누다, 나는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아들은 식구들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하고 또 가족들은 아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싶어하므로 기다리는 게 좋은 선택이라는 것이다. 게임하는 아들을 내버려두고 나머지 식구끼리 식사를 가거나, 외식을 포기하거나, 아니면 기다렸다 다같이 외식을 가는 선택지에서 3안을 선택한 것이고 이는 합리적인 선택으로 보였다. 나는 애초에 내 생각은 아들의 그러한 태도는 나쁜 과보를 받을까 걱정이라고 내심 나를 두든했지만 실은 나는 내 생각만 하였음을 돌아보았다. 내 입장이 아니라 아들의 입장이 되어 사랑한다면 나는 아들과 함께 식사하기 위해 기쁘게 기다릴 수 있겠다. 이로서 "이건 아닌데' 하는 마음은 일단락 되었다.
3.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당연히 우리는 껴안고 싶다는 공통적인 갈망이 존재한다고 느낄 때 누군가를 껴안을 것입니다. 내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이런 종류의 사랑스러운 친밀함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다음과 같은 사례가 도움이 되겠군요. 당신이 해변을 따라 산책을 하고 있다가 별안간, 한 아이가 파도 때문에 바다 속으로 휩쓸려 들어가는 것을 갑자기 발견했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 때 당신이 물속으로 달려 들어가 아이가 물에 빠져 죽지 않도록 구해낸다면, 당신은 사랑의 발로로 행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당신이 그 아이를 불러서 그 아이를 꾸짖는다면, 그것은 사랑의 활동이 아닙니다. 당신은 그 아이가 느꼈을 두려움에 주목하지 않고 오직 당신 자신의 불안에 따라 행동한 것입니다. 그 순간 당신의 활동들을 지배한 감정은 당신 자신의 두려움입니다. 그 아이 나름의 적당한 지각에 기초해 취할 수 있는 행위는, 그 아이의 공포를 줄여주고 해변을 안전하게 돌아다니는 방법을 알려 주기 위해 그 아이를 달래주는 일일 것입니다. (함으로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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