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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어진 분별과 기억인 망념에 물든 마음 작용이 생멸심이라고 한다면, 현재에 대한 분명한 알아차림과 새로운 기억으로 미래를 창조하는 마음작용은 진여심입니다.

인연의 흐름을 분명하게 알아차리는 머묾 없는 마음은 인연이 만든 분별을 새롭게 알아차리므로 기억된 분별이라고 하더라도 상속된 기억만이 아니며, 기억에 의해 다음 찰나의 분별이 새로운 분별임을 알아차릴 수 있으므로 기억으로 남으면서도 새로움을 창조합니다. 머묾 없는 알아차림과 기억이 한 찰나의 두 가지 마음작용처럼 있으면서 창조적인 마음 활동을 일으키는 동력입니다. 기억이면서 머묾 없는 분별이며, 머묾 없는 분별이 기억으로 머물기에 지성의 작용은 '머묾'도 없으며 '머묾지 않음'도 없습니다.

만일 알아차림과 분별, 그리고 기억이 없다고 하면 마음이라고 할 수 없겠지요. 그런 뜻에서 마음이 있고 나서 분별과 기억이 있는 것이 아니라, 분별과 기억이 그 자체로 마음의 작용이면서 다른 한편 늘 새롭게 분별과 기억을 하고 있습니다.[각주:1]

 

T1000.0 : 삶을 새롭게 창조하는 것은 기억한 것이 망각될 때인데 이 망각은 기억이 있고 기억을 망각하는 것으로 의지적인 작용이다. 때문에 망각은 기억을 알아차리는 것이며 동시에 기억을 해체시키는 과정이며 기억과 망각이 생멸하면서 새로움을 창조한다. 망각을 강조한 철학자는 니체인데, 니체가 말한 망각, 몰락은 불교적 시선에선 '알아차림', '머묾지 않음' 과 회통한다. 망치로 철학한다고 한 니체는 기존의 가치 모두를 해체시키려하는데, 특히 그가 가치의 가치를 묻고 묻는 계보학적 태도는 알아차림과 머묾없음의 시선이라 할 수 있다.   

 

 

  1. 정화스님 풀어씀, <대승기신론> p30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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