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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여란 공성에서 보면 자성을 갖지 않는 것이며, 그렇기에 모든 현상을 공덕으로 갖게 됩니다. 하나의 모습을 갖지 않기 때문에 자아가 있을 수 없지만, 자아가 없기에 인연마다 얽매이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인연의 시공을 창조하는 마음으로 사는 그 마음이 인연을 즐겁게 받아들이면서 매임 없는 기억과 주시가 진여법을 드러내는 마음이 됩니다. 진여법을 즐겁게 생각하는 마음이 바로 진여법이 될 때가 근본을 믿는 마음입니다. 1
1.
오직 앎뿐이다. 주체와 대상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앎이라는 '함'이 있기에 주체와 대상이 분별된 것이고, 모든 대상은 그자체로는 空하므로 대상이란 주체가 만든 대상을 아는 것으로 주체가 대상인 하나이며 하나이기에 앎이 가능하다. 따라서 오직 앎 뿐이다.
2.
오직 마음뿐이다. 인연[대상]은 앎[주체]을 통해 드러나는데 안다는 것이 마음이므로 오직 마음 뿐이다.
마찬가지로 인연과 앎이 둘이 아니기에 마음 뿐이다. 하여 인연의 흐름이 공하므로 인연이란 앎이 만드는 인연을 아는 것임으로 마음이 인연을 만든다. 마음이 세계를 펼친다. <대승기신론>이 수행 내용을 '모든 것이 마음인 줄 알아차리는 것'으로 제시하는 이유도 마음 하나가 인연의 총상임은 물론이고 마음이 세계를 만들기 때문이다.
3.
일체 모든 것을 마음이 지으므로 마음은 매일매일 인연의 시공을 창조한다. 인연의 흐름인 空성을 날마다 지옥으로 만들면 지옥이 되고 날마다 천국으로 만들면 천국이 된다. 이와같이 날마다 좋은 날은 날마다 좋은 날을 마음이 창조하는 것인데 이는 날마다 좋은 날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좋은 날이 '되는' 것으로 날마다 기쁜 마음이 스스로 샘솟는다.
4.
인연의 시공을 창조하는 마음이란 늘 정해지지 않은 마음으로 정해진 길로 가기를 멈추고 인연 따라 새로운 길을 창조해 나가는 중도中道다. 중도를 펼쳐가는 마음이 날마다 좋은 날을 만드는데 중도는 인연의 흐름, 즉 자연의 활동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자연은 날마다 새롭다. 하루도 어제와 똑같은 날이 없이 새날이다. 인연을 만드는 삶, 삶을 새롭게 창조하는 삶이란 늘 중도를 펼치는 정해지지 않은 마음, 머물지 않는 마음을 이루는 것이다. 다시한번 강조해 인연의 시공을 창조하는 삶을 살기위해 정해지지 않은 마음, 모른다의 마음, 머물지 않는 마음으로 늘 깨어 있어 늘 중도의 흐름에, 새로운 길, 자연의 활동에 몸말맘을 실자.
- <대승기신론2> p33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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