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닦아야 할 네 가지 신심 가운데 첫 번째가 '근본根本'을 믿는 마음'입니다. 근본이 되는 마음이 현상 너머에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근본을 믿는다는 것'은 우리네 삶이 가능한 것은 마음 스스로가 시공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앞서 잠깐 말씀드렸듯이 마음이 과거를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면 언제나 현재일 것 같지만 현재조차 바르게 알기 어려워 시간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공간도 마찬가지이겠지요. 이곳과 저곳의 관계가 성립되어 이곳과 저곳이 동시에 기억되어야 움직임이 있고 그곳에서 공간에 대한 인식이 성립이 될 것입니다. 이곳만이 보이고 기억되거나 저곳만이 보인다고 하면 관계의 장이 잡히지 않을 것이니 공간이 성립될 수 없겠지요.

무상한 인연은 변화만 있는 것이지만, 인식에서 보면 변화와 차이와 과정이 동시에 잡히기에 시공간이 성립하고 나와 너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인식은 늘 전체의 장을 바탕에 두고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관계의 변화가 인식이 되고, 인식이 시공간을 기억하며 형성하기에, 마음이면서 마음이 연기법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연기법이 연기법이란 인식을 하게 만든 것이 사실이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면 인식의 조건이 연기법으로 인식되도록 되어 있는 것에서 연기법이기에 연기법으로 인식될 수 있습니다.

 

마음이 우주 법계가 되고, 인연의 법계가 마음이 된다는 것은 마음이 우주 법계를 만들어 내는 주체로 독립된 실체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면서, 모든 인연들의 다름이 마음의 표현이 된다는 뜻입니다. 마음의 알아차리는 특성이 인연의 통로가 되어 시공간을 형성하는 것이면서, 형성된 시공간이 바로 우주 법계의 인식이 됨으로써 마음이 우주 법계를 창조하는 것입니다.[각주:1]

 

T1000.0 : 인연과 앎이 평행하여 둘이 아니니 오직 마음 뿐인데, 인연의 흐름이 空하니 마음 스스로가 시공을 펼친다.

 

 

  1. <대승기신론2> p33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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