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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화스님 풀어씀 <대승기신론>

놀이

T1000.0 2012. 11. 22. 10:43

관觀은, 이렇게 인식되어진 것들로부터 자유스러워지는 것이 첫째입니다. 어떤 식으로 보는 게 아니라 그냥 보는 것입니다. 그냥 보되 떡을 나누는 마음으로 봅니다. 어울리는 마음으로. 어울림에 가장 좋은 것이 뭐냐면 노는 겁니다. 근데 우리는 학교 교육을 한 이십 년 가까이 받다보니 놀 수 없게 됐습니다. 놀면서 배우는 게 안됐습니다. 배우는 것이 놀이가 되지 않으니까 짐이 됩니다. 그런 습성이 명상할 때도 그렇게 합니다. 뭣을 얻으려고. 그냥 그것이 재미있게 되도록 만듭니다. 그래서 그것이 그 스스로 재미있도록 보는 것이, 그냥 재밌게 되는 것이 자재自在입니다. 자재를 보는 것입니다. 자재를 본다. 자재는 뭡니까. 법계가 지 인연 처를 만나 인연대로 흘러갑니다. 인연의 흐름을 내식으로 조정하려고 하면 놀이가 되지 않고 집중이 되지 않습니다. 흐름대로 나둬야 합니다. 그것이 관觀입니다. 그때 비로소 깊은 반야盤若인데, 깊이 알려면, 요즘은 뭐 미쳐야 미친다합니다. 놀면 다 미칩니다. 깊이 가려면 완벽하니 놀이가 돼야 한다는 것을, 걷고 생각하고 막 그걸 통해서 압니다. 어떻게 하든지 놀이로 삼고 해야 합니다.[각주:1]   

 

T1000.0 : 있는 그대로 본다는 관觀은 그냥 보는 것이고, 그냥 보되 잔치날 온동네가 서로서로 힘입어 떡을 만들고 또 나누는 넉넉한 마음, 어울리는 마음으로 보는 것이고, 어울림에 가장 좋은 것은 노는 것. 즉 관이 이끄는 활동은 노는 것이다. 노는 것과 배우는 것,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이 분리되지 않는 활동. 노는 것과 배우는 것이 구분되고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이 분별되는 기준은 뭣을 얻으려는 것.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이 구분되지 않는 놀이는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놀이는 놀이 과정의 재미가 중요하다. 돈을 많이 벌지 못해도 일이 좋아서 한다면 놀면서 일하는 것이 된다[각주:2]. 돈도 많이 번다면 더 말할 것도 없고. 중요한 것은 뭣을 얻으려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 우리가 무엇을 볼때, 활동을 할때 습관적으로 무엇을 얻으려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그냥 볼 때 재미가 생기고 재미에 미치게된다. 재미가 없은데 미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정리하면 관觀은 얻으려는 마음을 알아차려 그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보는 것이고 어울림 속에 들어가 한바탕 신나게 노는 것이다. 그러니 수행은 재밌다.

 

 

  1. 정화스님, <대승기신론 강의> 녹취록에서 [본문으로]
  2. 노는 게 쉬는 것이고 쉬는 게 노는 것이면 쉬면서 일하는 것도 된다. 쉬면서 일하기, 놀면서 일하기가 관행觀行이 되어야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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