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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생각을 일으킬지라도 집착의 그림자를 달지 말아야 하고, 모양을 짓더라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아야 하며, 또한 그 모양이 영원하지 않음을 보아야 합니다. 눈에 보이는 모든 형상은 한순간의 모습에 불과해 번갯불 같고 그림자와 같습니다. 모든 모양은 공하여 단지 허깨비일 뿐인 도리를 알 때 비로소 본래의 자기 자리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세상을 보지 못합니다. 끊임없이 일어나는 마음속의 시비 분별로 깨끗함과 더러움, 추함과 아름다움, 좋고 싫음, 옳고 그름, 신성한 천함, 이루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어지러운 차별상으로 세상을 바라봅니다. 우리의 업식과 관념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금강경 강의 397)
T.
눈에 보이는 모든 형상은 한순간에 불과해 번갯불 같고 그림자와 같다.
눈에 보이는 형상은 다 내 마음이 만드는 것이니 그것이 독립된 실재로 보이더라도 번갯불 같고 그림자 같이 본다.
우리의 업식과 관념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지 못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모른다. 우리의 업식과 관념이 보는 세상을 우리의 업식과 관념으로 보는 세상임을 앎이 전부다.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따로 있는지 우리는 결코 알 수 없다.
2.
내가 어리석음에 갇혀 눈을 감고 있을 때에도 세상은 그 모습 그대로 아무런 차별이 없습니다. 다만 내가 눈을 뜨고 나니 여여한 그 모습이 비로소 눈에 들어오는 것 뿐입니다.(398)
T.
우리는 무지로 인해 어리석음에 갇혀 연기의 연대에서 타자를 소외시킨다. [제 살을 깍아먹는] 무지를 깨달으면 여여한 이 모습이 비로소 눈에 들어온다.
눈을 뜨면 우리는 [무지로 인한] 소외를 회복시킬 사랑이 절실하다는 걸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