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온 우주 그대로가 비로자나 부처님의 세계인 것을 본래면목이라고도 하고 이理라고도 하며 또한 마음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화엄에서 삼계가 단지 마음[三界有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마음을 거울에 비유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상을 떠나 거울만으로 존재할 수 있는 마음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대상이 마음의 얼굴이라 하여 '두 거울이 마주 보고 서로 비춘다[양경쌍조]'라고 비유를 들어서 이야기한 적이 있습니다. 마음과 대상이 마음이라고 하는 하나 된 장에서 마음과 대상일 때의 마음이 여기서 말하는 마음이지, 대상을 떠나 홀로 존재할 수 있는 마음이 아닙니다.
이제 마음의 얼굴을 알 수 있습니다. '갑'이 보이면 '갑'이 마음의 얼굴이요. '을'이 보이면 '을'이 마음의 얼굴입니다. 잠시도 멈추지 않고 모든 모습으로 나툰 마음의 얼굴이 또한 그대로 대상의 얼굴인 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마음은 마음이고 대상은 대상이니, 마음과 대상이 인연의 장에서 하나이나 망므이 있으므로 대상이 있고, 대상이 있으므로 마음이 있다는 근본 연기의 법칙이 여기서도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이 원리가 이理인데, 이 이가 성립되는 까닭도 마음이 마음이 아니고 대상도 대상이 아닌, 곧 마음으로 독립된 실체가 없고 대상으로 독립된 실체도 없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마음이 마음이 아닌 데서 마음이며, 대상도 대상이 아닌 데서 대상임을 여실히 아는 것이 스스로를 아는 것입니다. (법성게 174)

T.

대상을 비추는 행위와 대상은 분리되지 않는다. 따라서 대상을 비추는 마음의 대상이 있으며 대상만이 있지 않다. 대상은 언제나 대상을 체험하는 행위 속에 있다. 대상이 거기 있는지 어떻게 아는가? 내가 보니까. 즉 내가 보는 체험과 대상은 분리되지 않는다. 거꾸로 대상은 체험되어지는 것이다. 대상이 따로 있지 않다. 대상은 단 한번도 체험과 떨어져 있지 않다.

대상이 저기 있음을 전제하는 것은 대상이 따로 독립되어 있다. 그러나 이것을 체험을 통하지 않고 체험하기는 불가능하다. 따라서 전제된 확실성에 불과한 것이다. 그 누구도 이 확실성을 체험 없이 증명할 순 없다. 신이라면 몰라도.

'환상적인 세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많음  (0) 2021.01.28
대상은, 대상을 보는 마음이다.  (0) 2021.01.27
죽음과 두려움  (0) 2021.01.27
현재, 미래 일체를 다 구원하려 한 사람  (0) 2021.01.27
12연기와 3중의 환상  (0) 2021.01.27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2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