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삼조 승찬대사가 <신심명>을 지은 것도 중생을 위하여 할 수 없어서 이런 말씀을 하셨는데, 나중에 참으로 스스로 자성을 깨치고 보면 이것도 아이들 말장난인 줄 알게 됩니다. 그렇지만 높은 데 올라가려면 사다리 안 딛고 올라갈 수 있겠읍니까? 부처님과 모든 조사들의 말씀도 그 사다리와 같은 것입니다. 사다리를 딛고 실제로 높은 꼭대기에 올라가면 사다리 그것 또한 버려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신심명>이라는 이 언어문자에 집착하지 말고 이것이 참 진리라는 생각도 하지 말며 오직 화두를 부지런히 해서 자성을 바로 깨치면 <신심명>전체가 거짓말인 줄 분명히 알 것입니다. 그르므로 <신심명>전체가 거짓말이며 부처도 한 푼어치가 못 된다는 것을 바로 알아야 합니다. 그때 가서 참으로 삼조 승찬대사가 <신심명>을 지은 깊은 뜻을 알 수 있고, 불법을 바로 알아서 부처님의 은혜르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는 것입니다.
둘 아닌 세계[不二世界]인 무애자재한 세계를 말씀해 놓은 이 <신심명>도 모를 때는 금덩이처럼 소중하지만 깨치고 보면 거름처럼 더러운 것입니다. 글자만 따라가서는 영영 죽고 말지니 여기 모은 대중들은 화두를 부지런히 하여 하루 빨리 견성성불합시다.
(성철스님 법어집, <신심명, 증도가 강설> 68)

2.

그것은 우상숭배의 문제이며 어떤 가르침 혹은 특정 인물에게 스스로를 종속시킴으로써 자신의 책임을 벗어버리려는 시도입니다. 그런 것은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는 낙담 혹은 실망의 끝이자 자신의 길을 의식하는 노력의 끝입니다. 물론 우상이나 지도자 혹은 위대한 사상에 매달리는 게 훨씬 편하겠지요. 더 이상 머리를 쓸 필요도 없고 자신을 세상에 완전히 내 맞길 수도 있으니까요. 저의 가르침은, 이 말을 덧붙이고 싶은데, 우리는 어떤 가르침도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역설이지만 매우 역동적인 역설입니다. 언젠가 어떤 강연에서 저는 이렇게 말한 적 있습니다. "신사숙녀 여러분, 제가 지금부터 여러분에게 얘기하게 될 것들 중 어느 하나도 믿지 마십시오!" 모두들 웃고는 저를 믿지 않아야 한다는 제 말을 믿었습니다. 사실 저는 정말로 진지하게 얘기를 했던 것인데요. (진리는 거짓말쟁이의 발명품이다. 261)

3.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이고,
나한을 만나면 나한을 죽이고,
부모를 만나면 부모를 죽이고,
친척 권속을 만나면 친척 권속을 죽여야만
비로소 해탈하여 사물에 구애되지 않고 투철히 벗어나 자유자재로워진다.'

- 임제선사


'자유(불수자성수연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욕구와 집착  (0) 2021.06.20
약견제상비상 [이중보기]  (0) 2021.06.20
사물과 공과 앎  (0) 2021.05.21
스피노자 '기쁨의 윤리학'의 실천적 문제  (0) 2021.05.18
욕망 관리  (0) 2021.05.17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