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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어는 나무통을 재생하지 않으며, 카멜레온 역시 그 주위의 색을 재생하지 않는다. 핑크 팬더는 아무것도 모방하지 않으며 아무 것도 재생하지 않는다. 그는 세계를 핑크 위에 핑크를 입히며 자신의 색깔로 칠할 뿐이다. 이것이 그 자신이 지각할 수 없게 되는 방식으로, 스스로를 의미화하지 않는 방식으로, 단절과 자신의 탈주선을 만드는 방식으로, 그 '비평행적인 진화'를 끝까지 몰고가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세계-되기다.[각주:1]

 

T1000.0 : '되기'를 통해 '자신을 지각할 수 없게 되는 방식이란 무아無我가 아니겠는가. '나' 없음을 통해 나를 지각할 수 없게 되는 방식으로 나는 세계-되기를 이룬다. 무아-되기가 곧 세계-되기. 무아는 '나'는 없으며 '나가 없는 것'도 없음인데 '나가 없는 것도 없음'이 '되기'로 표현된다. 악어의 나무통 되기에서 악어가 없는 것도 없는 것처럼.

비평행적인 진화를 끝까지 몰고가는 방식이 '무아-되기'이고 곧 세계-되기이다.

그리고 '되기'는 말그대로 흐름이며 중간이며 리좀[혹은 연기緣起]을 이룬다.

 

 

  1. 연구공간 너머 자료실, <천의 고원1> p15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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