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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좀 안에는 수목적인 마디들이 있으며, 뿌리 안에는 리좀적인 압력이 있다. 더 나아가 리좀에 고유한 전제군주적인 형성체, 내재적이고 운하화하는 형성체가 있다. 나무, 바람뿌리와 땅 속 줄기의 초월적인 체계 내에는 무정부적인 변형이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나무-뿌리와 리좀-운하는 두 모델로서 대립하는 것은 아니란 점이다. 전자는 모델로서, 초월적인 모상으로서 작동하지만, 자신의 고유한 탈주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후자는 모델을 전복시키고 지도를 초안하는 내재적인 과정이지만, 그 나름의 고유한 위계를 구성하기도 하며, 전제군주적 운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떠한 영토에 자리잡는 지도, 역사의 어떠한 순간에 자리잡은 것인지도 아니며, 나아가 정신의 어떠한 범주에도 관련되는 가도 아니다. 문제는 끊임없이 세워지고 부숴지는 모델에 관한 것이며, 끊임없이 연장되고 파괴되며 다시 세워지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또 다른 혹은 새로운 이원론인가? 아니다. 여기에는 글쓰기의 문제도 개제되어 있다. 어떤 사물을 정확하게 지시하기 위해서는 정확하지 못한 표현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는 그것이 결코 반드시 거쳐야 할 통로기 때문이 아니며, 대략적 계산에 의해서만 진행할 수 있기 때문도 아니다. 비정확성이란 대략적 계산이 아니다. 반대로 그것은 가야할 길을 정확히 가는 것이다. 우리가 이원론을 불러내는 것은 단지 다른 이론들을 거부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우리는 모든 모델을 거부하는 과정에 도달하기 위해서만 모델의 이원론을 사용할 뿐이다. 우리가 만들고 싶지 않았지만, 그것을 거쳐가야만 했던 이원론들을 파괴할 두뇌적인 교정자가 필요하다. 우리의 적이, 하지만 전적으로 필요했던 적이자 끊임없이 대체해야 하는 가구인 그 모든 이원론을 통과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찾고있던 마술적인 공식, 즉 다원론=일원론이라는 공식에 도달하는 것.[각주:1]

 

T1000.0 : 말하자면 상견常見과 단견斷見이란 이원론에 머물르지 않는 무상無常을 표현하는 방법이 이와같다. "우리가 이원론을 불러내는 것은 단지 다른 이론들을 거부하기 위해서일 뿐이다." 문제는 무상이다. 즉 "끊임없이 세워지고 부숴지는 모델에 관한 것이며, 끊임없이 연장되고 파괴되며 다시 세워지는 과정에 관한 것이다." 이를 표현하는 다이어그램이 리좀. 

 

 

 

  1. 연구공간 너머 자료실, <천의 고원> p26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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