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으로부터의 자유2

내 경우에도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랄 기적이나 기적 같은 치료를 바라지만, 물론 난 모든 사람들을 도와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동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을 도우려는 진실한 동기만 있으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단지 최선을 다하면 당신은 그 일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물론 내 경우에는 매우 복잡하고 심각한 상황이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상황이 종종 있습니다. 내 생각에 최악의 경우는 사람들이 지나칠 정도로 나를 믿을 때입니다. 사람들이 내 능력 밖에 있는 일을 해결해주기를 바라는 것이지요. 이런 경우엔 물론 불안감이 밀려오기도 합니다. 그러면 난 다시 한 번 동기의 중요성을 생각합니다. 내가 가진 동기를 떠올리면서, 나는 진실한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려고 합니다.

자비심과 같은 진실한 동기를 가지면, 실수를 하거나 그 일을 해결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후회할 이유는 없습니다. 내 입장에선 최선을 다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만일 내가 실패했다면, 그것은 내가 최선을 다해도 안 될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진실한 동기는 두려움을 없애고 당신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줍니다. 만일 누군가를 속이려는 동기로 어떤 일을 해서 그 일에 실패한다면, 당신은 정말로 짜증이 날 것입니다. 하지만 자비로운 동기를 갖고 시도한 일에 실패한다면, 굳이 후회할 필요는 없습니다.

따라서 나는 올바른 동기가 스스로를 보호하는 역할을 할 수 있으며, 두려움과 불안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준다고 생각합니다.^[각주:1]

 

T1000.0 : 달라이 라마의 조언은 매우 구체적이다. 두려움으로부터 자신을 지켜주는 두번째 태도를 "올바른 동기"로 꼽는다. 올바른 동기는 그 바탕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마음'이다. 내 동기가 나에게 돌아올 보상을 바라고 하는 것이 아니기에 어떤 보상이 없더라도 후회할 일이 없다. 이미 과정 그 자체로 나의 동기는 실현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한가지 더 덧붙인다면 올바른 동기란 진실한 마음, 따뜻한 마음이다. 이 따뜻함이 중요하다.

 

"정말 흥미로운 이야기군요. 하지만 친절과 자비심 같은 고상한 동기를 항상 갖고 있기는 무척 힘들 것 같습니다."

나는 그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맞는 말인 것 같군요."

곧 대화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고, 이윽고 우리는 점심식사를 마쳤다. 다음 주에 나는 같은 음식점에서 그 대학생과 우연히 마주쳤다.

그 청년은 활기찬 모습으로 내게 다가와 말했다.

"지난 번에 우리가 동기와 불안에 대해 말했던 걸 기억하세요? 그때 선생님이 말씀하신 방법을 한번 시도해봤는데 정말 효과가 있더라구요.! 백화점에서 일하는 여자가 있는데, 난 백화점에 갈때마다 그녀를 보러가곤 했어요. 난 언제나 그녀에게 밖에서 만나자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녀를 모르는 상태였과, 무엇보다 그때마다 너무 부끄럽게 불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그녀에게 감히 말도 못 붙였거든요. 그런데 며칠 전에 다시 그 백화점엘 갔는데, 이번엔 내가 그녀에게 밖에서 만나자고 말하려는 동기를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내 동기는 물론 그녀와 데이트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그 바탕에는 단지 내가 사랑할 수 있고 나를 사랑해줄 사람을 발견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지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난 내 바램이 잘못된 것이 아니며, 내 동기가 진실하다는 걸 깨달았어요. 나는 그녀와 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기를 원하지 않았고 단지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라고 있었어요. 이 점을 가슴에 새기면 두세 번 다시 생각하자 어쩐지 기운이 솟는 것 같았어요. 결국 그 생각은 그녀에게 말을 붙일 수 있는 용기를 주었어요. 내 심장은 여전히 세차게 뛰었지만 적어도 용기를 내여 그녀에게 말을 걸 수 있었고, 그래서 지금 기분이 아주 좋아요."

내가 말했다.

"알고보니 그녀에겐 이미 오랫동안 사귀고 있는 남자 친구가 있었어요. 조금 실망스러웠지만 지금은 괜찮아요. 내가 부끄러움을 극복할 수 있어서 기쁠 뿐이에요. 그 일을 통해 난 깨달았어요. 내 동기에 잘못이 없다는 확신이 있고 그 사실을 명심한다면, 다음에 똑같은 상황이 닥치더라도 다시 용기를 낼 수 있으리란 걸 말이죠."^[각주:2]

 

1. <달라이 라마의 행복론> p302 [본문으로]
2. 같은책, p306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