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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케임브리지 선원의 한 제자가 선사께 물었다.
"좌선할 때 시끄러운 소리 때문에 방해를 받습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사께서 말씀하셨다.
"여기 깔려 있는 방석이 무슨 색이냐?"
"파란색입니다."
"이게 조용하냐, 시끄러우냐?"
"조용합니다."
"누가 조용하게 만들었느냐?"
제자는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네가 그런 거지. 조용하다거나 시끄러운 건 다 네 생각으로 지어냈다. 시끄럽다고 생각하면 시끄러운 것이 되고, 조용하다고 생각하면 조용한 것이 된다. 소음이 소음이 아니요, 고요가 고요가 아니다. 진정한 고요는 고요하지도 시끄럽지도 않다. 아무 개념을 가지지 않은 맑고 분명한 마음으로 자동차 소리를 들을 때, 그 소리는 소음이 아니라 그저 자동차 소리일 뿐이다. 시끄럽다거나 조용하다는 것은 서로 상대적이지. 절대란 '오직 그러할 뿐'이다."
한동안 침묵이 흐른 후, 선사께서 물으셨다.
"파랑의 반대는 뭐지?"
"모르겠습니다."
T1000.0 : 단, 내가 생각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생각의 흐름이 있을 뿐.
- <부처가 부처를 묻다> p64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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