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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소유상 개시허망 약견제상비상 즉견여래'는 모든 상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으므로 상에 대한 집착을 버릴 때 비로소 세상의 참모습을 보고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가르침입니다.
'개시허망-상이 있는 것은 다 허망하다'의 허망은 '인생이 허무하다'고 말할 때의 허무와는 다른 뜻입니다. 허무는 허전하고 쓸쓸한 마음을 말하는 반면, 허망은 인간의 감정이 아닌 상이 물거품과 같아 거짓되고 망령된 것이란 뜻입니다. 허망하다는 것은 영원한 것도 아니고 고유한 실체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 상이 있는 모든 것은 허깨비 같고 꿈과 같고 아지랑이 같습니다. (금강경 강의 98)
T. 무엇이 허망한가?
범소유상 개시허망에 대한 나의 이해를 여기 정리해 놓자면, "모든 상에는 고정된 실체가 없다"와 "허망하다는 것은 영원한 것도 아니고 고유한 실체가 있는 것도 아니라는 뜻입니다."를 다른 견해로 설명해본다.
모든 상은, 즉 정확히 말하면 우리가 보고 있는 상은 따로 독립된 실재를 보고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우리가 보고 있는' 상은 따로 독립된 실재가 아니다. 이 점이 중요한데 우리가 보는 저 상을 따로 독립된 실재로 보니 허망한 것이다. 어떠한 인간도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재에 따로 접근할 수 없다.
허망하다는 우리가 보는 상이 독립되어 존재하는 실재가 아닌데 독립되어 보이니 허망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허망한 것에 집착한다면 바보거나 미쳤거나라는 점이다. 우리는 우리가 보는 부인할 수 없는 상이 허망한 줄 모르는, '이 무지를 알아야 하는데' 이를 <금강경>은 "상에서 상 아닌 것을 본다면 여래를 본다"고 말하고 있다. 마뚜라나식으로 말하면 상을 보면서 상 아닌 것을 보는 이중보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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