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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의 <장자>

본성을 따라가는

T1000.0 2013. 6. 11. 08:49

안합이 위 영공태자의 스승이 되자 거백옥에게 이렇게 물었다.

"여기 한 사람이 있는데 그의 천성이 열악하여 그와 더불어 무모한 짓을 하다가는 나라가 위태로워질 것이며, 그와 더불어 올바른 일을 하고자 하면 내 몸이 위태로워질 것입니다. 그의 지혜는 남의 잘못을 알아내기에 뛰어나고, 자신의 허물을 돌아보기에는 전혀 미치지 못합니다. 이런 사람에 대하여 나는 어떻게 하면 되겠습니까?"

거백옥이 대답하였다.

"훌륭하십니다. 그 질문이여! 경계하고 삼가서 당신이 몸가짐을 올바로 해야 할 것입니다! 겉으로의 모습은 그와 친하고자 하느니만 못하고 속마음으로는 온화하게 하느니만 못합니다. 비록 그렇기는 하나 두 가지 걱정되는 것이 있습니다. 가까이하되 그에게 끌려 들어가서는 안될 것이며, 온화하게 하되 그것이 겉으로 드러나도록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가까이 대하다가 그에게 이끌려 가면 엎어져 파멸을 맞게 될 것이요, 온화함을 드러내면 논의거리를 만들게 되어 무너지고 엎어질 것입니다. 그 자가 어린 아이라면 그와 함께 어린 아이가 되어야 하며, 그 자가 버릇이 없다면 그를 따라 버릇없이 행동하십시오. 그리고 그가 밑도 끝도 없는 행동을 하면 그와 더불어 역시 밑도 긑도 없는 행동을 하는 겁니다. 이렇게 통달하면 허물이 없는 경지에 들게 될 것입니다.

그대는 사마귀를 알고 있지 않으십니까? 사마귀는 노하면 자신의 앞발을 들고 수례바퀴에 대들면서도 자신이 그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르고 있지요. 이러한 행동을 하는 것은 잣니의 재능이 훌륭하다는 것만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경계하고 삼가십시오! 자신의 훌륭함을 크게 뽐내면서 상대방의 권위를 범하면 거의 이렇게 됩니다.

그대는 호랑이를 키우는 사람을 모르십니까? 호랑이에게 살아 있는 동물을 먹이로 주지 않는 것은 호랑이가 그것을 죽이는 동안 사나움이 되살아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먹이를 통째로 주지 않는 것도 호랑이가 그것을 찢는 동안 야생의 노기가 되살아나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그는 호랑이가 주렸을 때와 배부를 때를 잘 맞추어 그 야생의 사나움에 통달한 것입니다. 호랑이와 사람은 물론 그 유類가 다르기는 하지만 호랑이가 자신을 길러주는 사람을 따르는 것은 그가 호랑이의 본성을 잘 따라주기 때문이며 그 본래의 야생을 드러내어 사람을 물어 죽이는 것은 호랑이의 본성을 거슬렸을 때입니다.

무릇 말을 사랑하는 사람은 바구니에 똥을 받고 조개 같은 좋은 그릇에 오줌을 받을 정도로 말을 아낍니다. 그러나 어쩌다 모기나 등에가 말등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그것을 내리치면 말은 놀라서 재갈을 물어뜯고 사람의 목과 가슴에 마구 발길질을 하겠지요. 본래 말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온 행동이지만 그 결과는 반대로 나타나니 이는 바로 삼가지 않아서 생긴 일입니다!" 

 

-<장자 ,<인간세>>

 

T1000.0 : 아이는 아이의 본성이 있고, 호랑이는 호랑이의 본성이 있고, 아이와 호랑이는 그 본성을 따라 다룰때 허물이 없는데, 이때 반드시 삼가할 것은 본성을 거슬르지 않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이야기는 투자시장의 본성을 따르는 것에 있어서도 교훈적이 이야기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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