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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주의 <장자>

투자의 달인

T1000.0 2013. 6. 8. 21:24

1.

포정해우庖丁解牛 

<뼈와 살이 엉키는 곳>

한 백정이 문혜왕을 위하여 소를 잡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의 손이 닿는 곳이나, 어깨를 기대는 곳이나 발로 밟는 곳이나 무릎으로 누르는 곳은 푸덕푸덕 살과 뼈가 떨어졌다. 칼이 지나갈 때마다 설겅설겅 소리가 나는데 모두가 음률에 들어맞았다. 그의 동작은 상림의 춤과 같았으며, 그 절도는 경수의 절주에 들어맞았다. 

문혜왕이 말하였다. 

“아, 훌륭하다! 재주가 이런 지경에까지 이를 수가 있는가?” 

백정이 칼을 놓고 대답하였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입니다. 이는 재주보다 앞서는 것입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란 모두 소뿐이었으나, 3년이 지나자 이미 소 전체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저는 정신으로 소를 대하지 눈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눈의 작용이 멎게 되자 정신의 작용만으로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천리(天理)를 타라 큰 틈새와 빈 곳을 따라 칼을 놀려 소의 본래 구조를 따라 칼을 쓰므로 힘줄이나 질긴 근육에 부닥뜨리는 일이 없습니다. 하물며 큰 뼈에야 부딪치겠습니까? 

솜씨 좋은 백정은 1년에 한번 칼을 바꾸는데 그것은 살을 베기 때문입니다. 범속한 백정들은 달마다 칼을 바꾸니 이는 뼈를 자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제 칼은 19년이 되었으며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으되 칼날은 방금 숫돌에 간 것과 같습니다. 소의 뼈마디에는 틈이 있는데 칼날에는 두께가 없습니다. 두께가 없는 것을 틈이 있는 것에 넣기 때문에 칼을 휙휙 놀려도 틀림없이 여유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19년이 지났어도 칼날은 새롭게 숫돌에 갈아 놓는 것 같은 것입니다.

비록 그렇다고는 하나 뼈와 살이 엉긴 곳에 이르면, 저도 어려움을 알고는 조심하여 경계하며 눈길을 거기에 멈추고 천천히 손을 움직입니다. 이리하여 칼의 움직임을 아주 미약하게 하여 결국 해체하며 그 소가 죽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땅 위에 자신을 맡겨 흩어져 있는 흙처럼 느끼지요. 그리고 칼을 들고 일어서서 사방을 둘러보며 천천히 만족스러운 기분을 느끼면서 칼을 닦아 챙겨 넣습니다.”

문혜왕이 말하였다. 

“훌륭하다! 나는 백정의 말을 듣고 양생의 도를 터득하였도다.”

                                                                                                                                               -『장자』 양생주편



 2.

“대세추종자들은 변화하는 곳, 즉 굴절지점에서 상처를 입습니다. 대부분 나도 대세를 추종합니다만, 무리 중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늘 각인하고 그 굴절지점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웁니다… 한마디로 늘 앞서서 변화를 맞이합니다. 대세가 꺾이는 경고신호를 예의주시합니다. 그 다음에 무리에서 빠져 나와 또 다른 투자가설을 찾아 나섭니다. 혹은 대세가 지나치다 싶을 때에도 그것을 거스르기 위한 방법을 탐색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대세를 거스르면 벌을 받습니다. 하지만 굴절지점에서만은 보상을 받죠.”

                                                                                                                            -『소로스가 말하는 소로스』 p38

 

3.

주식시장에서 "양생의 도" 터득하기. "제가 좋아하는 것은 도입니다. 이는 재주보다 앞서는 것입니다."
뼈와 살이 엉긴 곳 또는 굴절지점이란 속도가 바뀌는 곳, 특히 방향. 추세가 바뀌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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