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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란 큰 생명이고 개체는 작은 생명으로 잘못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작다고 해서 그 부피 만큼 만의 생명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모습 그대로 우주의 생명이며, 다른 모든 생명들 또한 그렇습니다. 어느 것이 더 큰 생명의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닙니다. 서로가 서로를 살리면서 법계의 흐름을 인연의 앎으로 드러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느 것 하나 소중하고 귀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생명이 현상을 갖는 모습만으로 드러나는 것일 수 없습니다. 텅 빈 공겁空劫이 모습으로 드러나는 생명과 다른 것 같지만 빈 모습 그대로가 생명의 모습입니다. 빈 모습과 드러난 모습의 어느 한쪽이 생명의 본질일 수 없습니다.
생명이란 어떤 모습 속에 갇혀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모습이 그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도 모습 밖과 하나 된 열린 생명계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빈 모습'이 열린 생명계를 오히려 더욱 실감나게 보여준 사건입니다. 그런 뜻에서 '마음 쉼'이 깨달음이며, '빈 마음'이 법계의 앎입니다.
우주가 성립되는 성겁成劫의 시간에서 새로운 생명이 생겨난 것 같지만 모습 없는 생명에서 모습으로 드러난 생명이며, 우주의 모든 형상이 소멸돼 없어지는 공겁空劫에 이르러 모든 생명들이 없어지는 것도 형상없는 생명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주 법계는 어떤 형상에도 머물지 않는 마음이 생명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모습을 감추고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수행으로 큰 생명과 만나야만 본래의 생명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1
- 정화스님 풀어씀 <대상기신론> 41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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