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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된 분별의 하나하나는 지각이 남겨 놓은 것이기에 '미세한 흔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미세한 흔적들의 총합이 '나'가 되고 흔적들이 나의 흔적이 되면서, 미세한 지각의 영역을 넘어 '거친 분별[麤]' 곧 '나'를 중심으로 하는 사유 형태가 자리잡게 됩니다. 기억의 흔적들만을 놓고 보면 '미세한 지각'영역이지만, 이 흔적들이 모여 하나의 주체적 자아를 재구성한 뒤 인식 주관과 인식 대상으로 뚜렷하게 분별되면 '거친 사유'의 지각 영역이 됩니다.

업상業相, 전상轉相, 현상現相은 '미세한 기억[細]'들의 흔적이며, 이 흔적들에 의해 나의 존재 의식이 생긴 이후의 지식 작용인 지상智相과 상속상相續相은 '거친 분별[麤]입니다. 기억들이 하나의 통합적인 인식 주체로 재구성된 '나'를 중심으로 사건, 사물들에 대한 분별이 생겨나고 사라지기에 '거친 분별[麤]'이며, '나'를 구성하는 기억들의 흔적이기에 '미세한 분별[細]'입니다.

생겨나고 없어지는 마음의 분별은 인연을 자각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연을 잘못 읽고 있는 마음입니다. 그렇게 생겨난 마음이 일상의 우리들의 인식내용으로 드러납니다. 따라서 마음 하나 지켜보는 수행으로 망념의 흔적을 지우면 마음이 인연이고 진여이며 공성인 줄 깨닫게 됩니다.[각주:1]

 

T1000.0 : 미세한 흔적들의 총합이 '나'가 되는데 흔적, 주름이란, 상호작용의 결과로 인과 연이 만난 자리다. 흔적과 주름은 만났던 인연이 지나간 빈자리이다. 따라서 이 빈자리의 총합은 공이고 무아일 터인데 이를 대충대충 나로 분별함으로 '거친 분별'이 되었다.

 

 

  1. 정화스님 풀어씀, <대승기신론> p407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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